테라펀딩 투자유치 중단, P2P 가이드라인에 주춤 자체 캐시플로우 충분 판단, 신사업 제동
양정우 기자공개 2017-02-02 08:02: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 간 대출(P2P, Peer to Peer) 업계 1위에 올라있는 테라펀딩이 투자 유치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금융 당국에서 내세운 'P2P 대출 가이드라인'의 윤곽이 잡히면서 신사업에 나서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힘을 쏟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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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테라펀딩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해왔다"며 "하지만 금융 당국이 발표한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구상해왔던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행정 예고한 뒤 다음 달 하순 본격적으로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고객 자산 분리 예치 △투자 한도 제한 △선대출 금지 등 다양한 규제가 적시돼있다. 다만 일부 내용은 시행 후 3개월간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테라펀딩을 비롯한 국내 P2P 업체들은 자기자본으로 대출을 해준 뒤 투자를 받아 채우는 식의 '선대출'을 토대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왔다. 하지만 선대출 자체가 금지되면서 P2P 기업의 이런 구상들은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사실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캐시플로우(현금흐름) 여력은 충분하다"며 "투자 유치 작업을 중지하고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2P업계는 금융 당국의 P2P 대출 가이드라인에 대해 반발하는 눈치다. 한국P2P금융협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1인당 투자 한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투자 참여가 불투명해진 것도 지나친 규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 개인투자자는 연간 한 P2P 업체당 1000만 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동일 채권에 대한 투자 한도는 500만 원까지다. 하지만 P2P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고액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한도 제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투자 허용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P2P 기업 써티컷은 지난해 5월부터 저축은행과 캐피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P2P 투자 참여에 대해 금융 당국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일선 부처들은 각 기관의 P2P 투자 참여에 대해 불가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 금융권에서는 P2P 기업의 선대출을 허용하고 있다"며 "만일 선대출이 허용되지 않으면 대출 결정이 늦어져 P2P 업체들이 경쟁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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