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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들의 부적절한 대우건설 '감싸기'

임정수 기자공개 2017-02-23 16:35:1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1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이 대우건설 신용등급을 A-로 떨어뜨리고 하향검토 대상에도 올려 놓았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에 794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의 급격한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정도 손실을 한꺼번에 인식하면 신용등급을 한 노치(Notch) 하향 조정하는 것은 당연히 뒤따라야 할 조치다.

시장의 관심은 신평사들의 그 다음 행보다. 신평사들은 대우건설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 놓았다가 연말 감사보고서와 금융 당국의 감리 결과 등이 나오는대로 추가로 등급을 하향 조정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등급이 하나 더 떨어지면 대우건설 신용등급은 BBB+가 된다.

BBB급 추락은 대우건설 입장에서 재무적으로 의미가 크다. 신용등급이 한 노치(notch) 더 떨어지면 2015년에 발행한 사모사채가 기한이익 상실 가능 범위에 놓인다. 사모채 투자자들이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해 사모사채 일시 상환을 요구하면 다른 공모채도 기한이익 상실에 처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일부도 곧바로 상환해야 한다. 자체 자금조달 능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단기 상환 부담이 급증하면 대우건설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부담이 커진다.

이는 투자자들이 대우건설의 재무적 리스크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정보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이 사실을 알고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신용등급이 BBB+등급 목전에 와 있지만 신용등급 보고서나 리서치 보고서에 사모사채와 PF에 걸려 있는 기한이익 상실 트리거를 언급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쉬쉬' 하면서 감추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시장에 소문으로 흘러나온 사모사채 트리거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신평사들은 "대우건설이 비공개를 전제로 알려준 내용이어서" 또는 "대우건설에 민감한 사항"이라며 알려주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 놓았다. 일종의 기업 감싸기나 눈치보기로 비춰지는 대목이다.

대우건설은 분식회계,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대규모 손실 등 여러차례에 걸쳐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 여기에 신평사들마저 부적절하게 비호한다면 어렵게 회복한 신뢰에 다시 금이 가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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