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 강한기업]세스코, '쥐 박사' 전순표, '넘버원 방제기업' 일구다①해충방제 국내 점유율 90% 이상…2000명 방문 컨설턴트의 힘

민경문 기자공개 2017-04-10 09:36:37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6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첨단업무단지에 위치한 세스코 터치센터. 지하 6층부터 지상 12층으로 구성된 본사 빌딩으로 약 4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위생해충, 환경위생 R&D 센터를 비롯, 전국 1억 개의 구획별 해충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관제센터 등이 자리잡고 있다. 유독 깨끗이 보이는 하얀색의 1층 로비는 국내 최대 환경위생 기업의 위용을 보여주는 듯 하다.

출발은 '쥐 잡이' 용역업체였다. 1961년 농림부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전순표 회장은 당시 정부가 관리하는 식량 창고를 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쥐들이 바글바글했다. 연초 쌀 재고는 연말에 20% 줄어들 정도였다. 전국에 있는 쥐를 박멸해 식량 증산에 기여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이때였다. 쥐 잡는 방제 기술이 전무했던 시절이었다.

전 회장은 2년 간 정부 장학생으로 영국에서 쥐를 연구했다. 귀국 이후 1973년에는 주경야독 끝에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국내 쥐 박사 1호였다. 하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오롯이 쥐 방제에 몰두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1976년 12월 강남구 신사동에 전우방제(세스코의 전신)를 설립했다. 7평 규모의 사무실에 전 회장 자신과 부인 김귀자 여사, 그리고 경리 직원이 전부였다.

clip20170302102206

전우방제(全宇防除). '전 우주를 방제하자'는 뜻이다. 과거 '쥐 잡기'는 덫이나 '찍찍이'로 불리는 100원짜리 쥐약에 의존해 왔다. 전우방제는 쥐들의 이동 경로, 번식 방식, 생애 주기 등을 관찰해 적합한 처방을 내렸다. 첫 고객이었던 여의도 한양쇼핑의 쥐 박멸을 계기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1983년에는 안산 반월공단에 국내 최초의 방제기술 연구소를 세웠다.

이 때부터 쥐 잡기 서비스 외에 바퀴나 개미를 비롯한 각종 해충 방제 다각화가 이뤄졌다. 특히 사람들의 출입이 어려운 취약지역이나 시간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기능을 발휘하는 무인 방제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88년 서울올림픽 당시에는 공식 방제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스코는 둘째 아들인 전찬혁 대표이사가 경영에 참여한 1990년대 후반부터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 시절 이미 현장에서 쥐와 바퀴벌레를 잡는 요원으로 일했던 그였다. 현장 직원의 서비스 매뉴얼이 만들어졌고 세스넷(인공지능 방제시스템)이 구축됐다. 사명 역시 지금의 CESCO(Chunwoo Environment Service CO.)로 바뀌었다.

창업 초기 쥐나 바퀴벌레를 대신 잡아주던 회사는 40년 만에 매출 2000억 원이 넘는 짜리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쥐·해충 방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마땅한 경쟁사가 없는데다 진입장벽도 높다. 3000명의 직원 가운데 2000명이 넘는 방문 컨설턴트, 이른바 '세스코맨'에 대한 신뢰도 역시 상당하다.

clip20170302100259
세스코 터치센터 내 연구시설

수 많은 음식점, 백화점 등에 붙어있는 '세스코 멤버스'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 오래다. 일부 대기업은 보도자료까지 내며 세스코 멤버스 가입을 알리기도 한다. 이는 세스코로서도 적지 않은 홍보 효과가 됐다는 분석이다. 해충없는 청정지대라는 뜻의 '세스코 존'은 일반인에게 위생적으로 깨끗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

세스코 관계자는 "쥐·해충을 완전히 박멸할 수는 없다"며 "결국 이들과 인간의 동선을 분리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1996년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일환으로 그 동안 죽어간 '쥐·바퀴 위령제'를 거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세스코 고객 중에는 불교 사찰을 포함한 종교단체도 있다. 세스코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살생을 금기시하는 불교 사찰의 경우 해충을 죽이기보다는 침입 경로를 막는 서비스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