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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여파' 은행권 IRP 뭉칫돈 KEB하나은행, 자사 명퇴자 퇴직금 유치로 실적 '톱'

최은진 기자공개 2017-03-13 09:53:51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9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초 시중은행들이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대거 유치했다. 지난 1월 한달만에 5000억 원 가까이 모았다. IRP 마케팅을 강화했던 지난 2015년 말 이후 모처럼의 호실적이다. 이는 은행업권을 비롯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퇴직자들이 속출한 여파다.

9일 퇴직연금업계에 따르면 은행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14곳은 지난 1월 IRP 적립금으로 총 4438억 원을 모집했다. 이로써 은행업권에 적립된 IRP 잔고는 8조 3562억 원으로 확대됐다. IRP 시장 점유율은 64%로, 타 업권 대비 압도적이다.

IRP

은행업권의 1월 IRP 실적은 최근 1년새 가장 높았다. 지난 2015년 12월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업권이 한달만에 1조 2000억 원을 끌어 모으며 IRP 도입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기업 임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이 전면 금지되기 직전 상황으로, 막바지 중간정산 자금이 IRP로 대거 몰렸다. 증권, 보험업권도 달려들어 IRP 유치에 힘썼지만 은행에 주도권을 뺏겼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IRP 계좌가 대거 해지되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은행업권이 지난해 1년간 모은 IRP 실적은 6819억 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올해 한달만에 지난 1년 실적과 버금갈 만큼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보통 기업들은 대부분 연말 기준으로 퇴직자 처리를 진행한다. 퇴직금은 퇴직 후 14일 이내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금 정산은 1월 중에 마무리 된다. 법적으로 퇴직연금 및 퇴직금은 IRP 계좌로만 받을 수 있다. 1월 IRP 적립금이 늘어나는 이유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 IRP 실적이 더 확대됐다. 퇴직연금 업계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기업들이 대거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퇴직자들이 늘었다. 리테일(Retail) 점포가 많은 은행업권이 구조조정에 따른 IRP 수요를 대거 빨아들였다.

특히 은행업권 중 가장 많은 실적인 1111억 원을 빨아들인 KEB하나은행의 경우 자사 퇴직자들의 퇴직금을 대거 유치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700명 가량을 명예퇴직 시켰다. 이에 따른 퇴직금은 약 2500억 원 가량 지급됐다. 이 중 절반 가량이 KEB하나은행으로 다시 흘러 들어간 셈이다.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한 신한은행 역시 자사 퇴직자들의 자금을 대거 유치했다. 신한은행은 1월 한달간 872억 원의 IRP 적립금을 모았다. 정기 퇴사자의 퇴직금 명목으로 300억 원 정도가 나간 것 중 일부분을 유치하면서 실적을 쌓았다.

한 시중은행 퇴직연금 부서 관계자는 "연초 IRP 적립금이 대거 늘어난 것은 지난해 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로 퇴사자가 대거 속출하면서 나타난 실적이었다"며 "특히 은행업권이 대거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퇴직금이 발생했고 이 것이 다시 은행 IRP로 흘러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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