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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KT&G 지분 블록딜 '정부 딜레마' 정부쪽 지분율 17% 미만, 지배력 약화 우려…엘리엇 사태 이후 매각 반대

이길용 기자공개 2017-03-13 14:48:35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9일 15: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젤 Ⅲ 도입 전 KT&G 지분을 처분하고 싶은 IBK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의 입김에 지분 매각 여부를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하고 KT&G의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KT&G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기재부가 지분 매각을 반대하면서 기업은행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3일 이마트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93만 9480주(지분율 3.4%)를 전량 처분했으며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1935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마트 블록딜 이후 국내외 IB들의 관심은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KT&G 지분에 쏠렸다. 유통업 불황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이마트보다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KT&G의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KT&G 주식 951만 485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8일 종가 10만 2000원을 기준으로 보유 지분 가치가 9701억 원에 달해 딜 규모도 5배 이상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올해 안으로 KT&G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바젤 Ⅲ가 2018년부터 도입될 경우 보통주의 위험가중치는 300%로 3배 상향된다. 내년부터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이 새로 도입되면 보유 주식 매각 차익이 손익이 아니라 자본으로 회계처리된다. 올해까지는 매각 차익이 생기면 당기순이익을 늘릴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자본계정인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돼 당기손익에 반영이 되지 않아 올해 KT&G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다만 기업은행의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가 KT&G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사태가 터진 이후에 기재부 내부에서 이런 기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KT&G는 민영화 이후 정부의 지배력이 약한 회사로 손꼽힌다. 현재 국민연금공단과 기업은행의 KT&G 지분율(자사주 제외 기준) 각각 9.35%와 7.54%다. 기업은행이 KT&G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배력이 약해져 엘리엇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정부의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기업은행이 KT&G 지분 매각을 마냥 미룰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공기업들의 지분과 기업은행이 보유한 KT&G 지분을 서로 현물출자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지분 가치가 1조 원에 달하고 KT&G만큼 매력적인 주식을 찾기 어려워 당분간은 해결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 KT&G 지분은 몇 년 전부터 국내외 IB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매물 중 하나"라며 "이마트는 기업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팔 수 있었지만 KT&G는 기재부 허가가 필요한 주식이라 현 상황에서는 당분간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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