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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황금알 낳는 거위 옛말…전방위 위기 [크레딧 애널의 수다]②자금난 호텔롯데, IPO 시급…신규 사업자 고전 계속될 듯

김진희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7-03-16 15:46:59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3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정부의 사드 배치 보복에 가장 크게 휘청이는 분야는 면세점 업계다.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은 경쟁 심화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보복의 타깃인 롯데그룹의 면세점 사업에도 어두운 전망이 드리웠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시장에 뛰어든 신규 사업자들의 고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치열했던 면세점 사업 진입 경쟁이 올해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A: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등 주요 산업군을 건드리기는 쉽지 않다.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보복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산업은 여행과 관광 관련, 즉 면세점과 호텔사업이다.

B: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경우, 이익 기준으로 면세점 사업이 70% 가량을 차지한다. 이중 60~7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A: 롯데시티호텔, 신라스테이 등 비즈니스호텔의 중국인 투숙객 예약 취소 사태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서 단기간에 굉장히 많이 지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몇 달에서 최대 1~2년 줄어든다고 하면 치명적이다.

C: 면세점 사업도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이 대표적이다.

B: 자금 사정도 좋지 않다. 매달 돌아오는 시장차입금 만기와 EBITDA 창출 규모를 대조해보면 롯데 계열사 중 자금사정이 제일 빠듯한 곳이 의외로 호텔롯데다. 지난해 면세점 입점 관련 로비 의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후 조달도 제대로 못 했다. 공모 회사채 발행을 할 때 증권신고서에 회사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이것이 부담스러워서 사모 조달로 선회한 측면도 있다.

A: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추진이 시급하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필요하지만 사실 첫 번째 이유는 돈이다. IPO를 통한 대규모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B: 그룹이 사드 보복의 집중 포화 대상이라 조 단위의 매출 저하가 우려된다.
(※국내 면세점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6조 원 가량이다. 이중 70%인 4조 2000억 원이 중국인 관광객에 의해 발생한 매출이다.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인한 타격은 연간 2조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C: 특히 'GT'라고 불리는 그룹투어로 인한 수익이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관광 코스에 면세점을 포함시켜서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이 방식으로 매출의 70% 가량을 올린다.

B: 새로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두산그룹의 두타면세점과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는 GT 의존도가 더욱 높다.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은 연간 800억 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C: 면세점 비즈니스를 두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거나 뛰어들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난이도가 상당한 사업이다. 신규 사업자들이 굉장히 고전하고 있지 않나.
(※2016년 5월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5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달 개장한 두타면세점의 영업손실 규모는 300억 원대, 2016년 7월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의 영업손실은 265억 원대다)

A: 면세점 사업을 오래 해온 신라면세점도 싱가폴 진출 후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싱가폴 진출이 결정됐을 당시 주가가 뛰는 등 호재라고 내다봤는데 말이다. 사드 보복 이후 면세점 업체들이 해외진출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C: 한화도 면세점 사업이 승인됐을때 주가가 서너 배 폭등했다.

B: 면세점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가 부족했다. 하면 무조건 잘 될거라 생각했다. 면세점은 쌓아놓은 재고를 소진하면서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이다. 규모의 경제를 가동시킬만큼 유동성이 넉넉한 기업이라야 버틸 수 있다.

C: 올해 연말에 면세점 사업 허가권 신청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조심스레 해 본다. 면세사업을 접는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때가 바닥일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 타이밍이다.

B: 뉴 플레이어들은 야심차게 들어왔기 때문에 그룹 자존심이 있어서 쉽게 포기는 못 할 것이다. 재벌경영의 경우 이런 단점이 두드러진다. 면세점 사업을 맡아서 한 특정 인물의 경영 실패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A: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점을 면세점 업계를 보며 느낀다. SK네트웍스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최종 탈락 한 것이 이제와서 보면 잘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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