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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종 위닉스 회장, 소액주주에 '묵묵부답' 소액주주 "휴가 내고 주총왔다"…윤 회장 "실무진에게 물어달라"

김일권 기자공개 2017-04-03 08:14:51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1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닉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등 주요 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주요 안건을 일사천리, 각본대로 처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윤희종 회장은 소액주주들의 질문에 한마디도 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 빈축을 샀다. 위닉스는 영업권 상각 등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위닉스는 31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 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윤 회장은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주총을 이끌었고, 아들인 윤철민 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위닉스 측은 주총의 신속한 마무리를 위해 주주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주총을 진행한 허종수 이사는 총회 시작에 앞서 "원활한 주총의 진행을 위해 질문이나 개별 의견은 주총이 끝나고 난 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해달라"고 말했다.

주총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윤 회장이 영업보고를 하려는 찰나 주총장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영업보고서가 유입물에 상세히 나와있으니 질문이 있는지 확인만 하고 영업보고를 마쳐달라"며 원고를 읽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윤 회장은 주총장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이의가 있냐고 물었고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은 일제히 "이의 없습니다" "찬성합니다"라며 큰 소리로 답했다.

이후 진행된 안건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반복됐다. 매 안건에 대한 보고가 마무리될 때마다 "의장"이라는 외침이 이어졌고 역시 자신을 주주라고 소개한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주신 회사 임직원들에 감사드린다" "안건에 동의한다" 등 미리 준비된 듯한 발언을 했다.

모든 안건이 통과되고 폐회 선언을 하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에 불과했다.

주총 공식 일정이 마무리되고 윤 회장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소액주주들에게 발언 기회가 돌아갔다.

주주 A씨는 "오늘 주총을 참석하기 위해 직장에 휴가까지 냈다"며 "대표(윤 회장)가 계신 자리에서 한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년 반쯤 전에 주가가 2만 2000원 안팎이었을 때 회사의 안정성과 미래를 보고 주식을 샀다"며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산 위닉스 주식 1억 원 정도를 샀는데 주가가 많이 떨어져 7000원 수준이 됐고 손해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시도 좀 신경써서 해주시고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주주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허종수 이사가 대신 답변을 했다. 그는 "지난 3년 간 마른 장마 때문에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공시는 함부로 할 수 없는 제약이 있으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위닉스의 공기청정기 사업을 겨냥해 "요즘 대선 후보들마다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미세먼지가 화두"라며 "(이런 좋은 타이밍을 이용해서)노력 좀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지적에도 윤 회장은 한마디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윤 회장은 기자가 던진 "올해 공기청정기 사업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실무 담당하는 직원들한테 물어봐라"며 답변을 피했다.

윤 회장이 자리를 뜬 후 허 이사가 남아 소액주주들의 질문에 답변을 했지만, 주주들의 표정은 그다지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A씨는 "주총장을 처음으로 찾았는데 마치 시나리오가 짜여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 매우 실망했다"는 말을 남기고 주총장을 떠났다.

한편 위닉스는 지난해 매출 2131억 원, 영업이익 2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권 상각비용과 법인세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손실 138억 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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