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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오비맥주, 배당 대신 곳간 채웠다 [Company Watch]작년 배당無, 현금 5000억 넘어..시장 환경 악화 대비

박창현 기자공개 2017-04-07 08:01:57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5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가 보수적 자금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 외부 현금 지출은 줄이고 벌어들인 이익은 그대로 내부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수입 맥주 공세와 내수 경쟁 심화에 대비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AB인베브 편입 3년 째, 오비맥주의 배당 성향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2014년 AB인베브를 새주인으로 맞이한 오비맥주는 이듬해 3700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그 해 오비맥주 순이익은 2536억 원 수준이었다. 연 순이익에 1200억 원의 웃돈을 더 얹어 배당을 한 셈이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 100%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배당금을 모두 가져갔다. 첫 배당이니 만큼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공격적인 배당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다시 한번 오비맥주 배당이 주류업계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익잉여금이 1조 원이 넘는데다 3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새로 벌어들이면서 AB인베브의 투자금 회수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하지만 AB인베브와 오비맥주의 선택은 '배당'이 아닌 '저축'이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배당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대신 창출 이익을 고스란히 내부 현금으로 쌓아뒀다.

영업활동을 통해 오비맥주는 지난해 2839억 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더 많은 현금 창출이 가능했지만 1500억 원 어치의 미지급금을 줄이면서 조정이 이뤄졌다. 오비맥주는 창출 현금 가운데 유형 자산 취득과 종속기업 투자에 1500억 원만 지출하고 나머지 자금을 모두 곳간에 고스란히 모았다.

그 결과 2015년 말 기준으로 4213억 원 수준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총액은 작년 5643억 원까지 늘었다. 전년 대비 33.9%나 늘어난 수치다.

OB맥주의 현금 확보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 성격이 강하다. 국내 주류업계는 새로운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주류 소비 인구의 감소와 수입 맥주 판매 증가, 내부 경쟁 심화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다.

당장 주류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맥주와 소주 생산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두 주종 총 생산량은 131만 7247㎘로 전년도 138만 2309㎘ 대비 약 4.71% 줄었다. 반면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른 수입 맥주는 수입량이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7만 톤 규모였던 수입량은 연 평균 30%대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22만 톤을 넘어섰다.

여기에 국내업체들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비맥주, 하이트맥주 양강 구도에 롯데그룹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말까지 20만㎘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해 본격적인 물량 공세에 나설 태세다.

맥주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오비맥주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보수적 자금 운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오비맥주는 올해 신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 전역에 맥주 유통망을 갖고 잇는 AB인베브 계열사와 직수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신규 진출 영역인 만큼 마케팅과 물류, 판촉 활동을 위한 초기 비용 지출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재원 확보가 필요한 이유다.

OB맥주 관계자는 "AB인베브 편입 이후 점차 성장률이 정체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 수출 등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배당 대신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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