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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주사 백지화]펀드매니저 "정공법 택한 삼성전자, 결국 실적"자사주 전량 소각 '파격적 선택', 실적·배당 자신감 엿보여

장소희 기자공개 2017-05-02 11:03:5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요 기관투자가인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들의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주요 펀드매니저들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였다는 점을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봤지만 지주사 전환작업 중단으로 그동안 반영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우선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지 넉 달 여만에 이를 전면 백지화한 것에 대해선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부사장)는 "지주사 전환으로 분할된 기업의 주가는 올라가게 되는데 이 작업을 중단키로 하며 그동안 커진 기대감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A운용사 관계자도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 것 자체는 센티먼트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슈는 아니다"라며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자산가치 부각이라는게 하나의 큰 주가 상승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이 긍정적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자사주를 사들이는 행위 자체가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가장 좋은 수단인 동시에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전량 소각은 엄청난 쾌거이며 획기적인 일"이라고 표현하며 "삼성전자가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가 지분율로는 13.3%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주가가 10% 이상 오르는 효과를 볼 수도 있는 이슈"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에 앞서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라고 덧붙였다.

B운용사 관계자도 비슷한 관점을 내놨다. 그는 "삼성그룹이 원래 지주사 전환 시 사용하려고 했던 자사주를 두번에 걸쳐서 소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식수가 감소하고 이는 주당 순이익(EPS) 증가라는 업사이드를 만들었다"며 "기존 대부분의 경우 자사주 40조 원의 가치를 50% 정도 할인해서 반영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론적으론 할인이 사라지며 20조 원 정도의 EPS 상승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주요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또 한가지 공통적으로 보인 반응은 삼성그룹의 이번 결정이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매우 파격적이라는 것이었다. 현 시점이 아니더라도 추후 지주사 전환을 다시 추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했지만 이번 자사주 완전 소각으로 재추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앞선 B운용사 관계자는 "지금은 아니더라도 향후에 이재용 부회장이 출소한 후 지주사 전환을 하려면 필요한 재원이 자사주인데 그걸 전량 소각하기로 했으니 남은 외나무다리 하나를 불태워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역할까지 맡게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도 삼성전자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수익성이나 배당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지분율이 낮은 대주주가 지분 확대를 하기 위한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라 투자자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이 부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실적과 경영능력으로 평가받겠다는 정공법을 택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지배구조를 지금 상태로 계속 가져가고 결국 실적과 경영능력으로 자신의 현재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고 심지어 필요에 따라서는 유능한 CEO를 세우겠다는 의견도 피력한게 이 부회장"이라며 "자의든 타의든 이것이 기업이 가야할 길이고 결국 주가는 실적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 향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주당 250만 원 이상은 거의 확정적인 가운데 300만 원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선언으로 5~6% 주가가 오르는 등 상당히 반영됐고 올해 주가 자체는 좋을 것"이라며 "반도체는 하반기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 독점납품이 하반기에 시작되고 갤럭시S8도 시장 반응이 좋아서 펀더멘탈은 우상향"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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