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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주사 백지화]금융계열 각자도생 가능성, 삼성증권 영향은과거 보수적 행보 탈피할 수도…삼성생명 '미전실' 역할 할수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7-05-02 11:04:34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지주화 작업 포기는 결국 계열사의 '각자도생' 구도가 불가피해졌다는 뜻으로도 읽혀진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오너 체제가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는 지난번 미래전략실 폐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개인적으로도 이 같은 논리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뒤쳐진다고 판단되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특정 계열사에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본인이 총괄로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형태로 여론전을 펴기가 용이하다.

계열사별 희비도 어쩔 수 없이 갈릴 전망이다. 일부 삼성 계열사는 그룹차원의 사업적 지원이 없을 경우 독자 생존이 불가피할 정도였다. 신용평가업계는 이들에 대한 신용도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화학, 방산 부문의 경우 그 중 하나로 지목됐지만 각각 롯데와 한화 등에 팔리면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금융 계열사들도 셈법이 복잡해진 건 마찬가지다. 다만 '각자도생' 정책이 오히려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 중심인 그룹 내에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삼성증권이 주목 대상이다. 그 동안의 보수적 행보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 상당수의 임원이 미래전략실 출신"이라며 "이들은 위험 부담이 크거나 그룹 평판이 훼손될 수 있는 투자 등에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대형 증권사 범주에 속해있지만 부동산이나 한계업종 회사채 등에 대한 투자를 최대한 자제해 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삼성 지주사 전환 포기를 계기로 이 같은 낙하산 인사보다는 전문 경영인 영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윗선'의 눈치를 보는 대신 좀 더 공격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대기업 계열로서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전실이 해체되고 외형상 지주사 작업을 포기했지만 오너를 대신할 보고체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증권에 대해선 결국 삼성생명이 이 같은 역할을 맡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 금융 계열사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경우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이미 상당하다"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해서 삼성증권이 섣불리 부동산 PF와 같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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