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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상표권 문제 '막힌 길' 뚫어줄까 [금호타이어 M&A]산은, '공동소유' 금호석화와 협상…금호산업 허가없인 '무용지물'

김장환 기자공개 2017-06-02 08:55:5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1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금호' 상표권 문제의 돌파구를 금호석유화학에서 찾아 나선 모양새다. 금호석유화학은 상표권 공동소유자 지위에 있고, 또 더블스타로 금호타이어를 매각시에도 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생각이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를 통한 활로 찾기가 가능할 법도 하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의 소유권을 들고 있는 금호산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역시 완전한 해법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의 상표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또 한쪽이 반대 입장을 보이면 일방적으로 상표 사용권을 더블스타에 부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석유화학 실무진과 만나 금호타이어 매각시 상표권 사용 허가 여부를 논의했다. 산업은행과 지난 3월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더블스타가 인수 완료 후에도 금호 상표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이뤄진 만남이다.

우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상표권을 들고 있는 금호산업을 앞세워 더블스타로 금호타이어 매각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게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 들어 다소 누그러든 언사를 내놓기도 했지만 법정관리 가능성이 거론되자 재차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을 활용해 금호타이어 매각전의 '막힌 길'을 뚫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과 함께 '금호' 상표 공동소유권을 인정받고 있는 곳으로, 2011년 계열분리된 후 금호 브랜드를 별도 사용료 없이 이용해왔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은 금호산업에, 금호석유화학 계열은 금호석유화학에 각각 상표 사용료를 내왔다.

금호산업은 이런 와중에 브랜드 사용권이 전적으로 자신들에게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2013년 9월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금호석유화학 손을 들어줬다. 이후 진행된 항소심에서 선고 직전 중재 결정이 내려졌고, 양측은 아직도 이에 대한 합의안을 내놓지 못했다.

산업은행이 금호석유화학을 통해 금호타이어 매각 걸림돌인 상표권 해법을 찾으려면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또는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이 중재를 완료하고 공동소유자 지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과 상표권 사용 협상이 이후로도 잘 안되면 금호석유화학이 허락한 권한을 가지고 더블스타와 거래를 우선 완료하고, 이후 법적 절차를 거쳐 상표권을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9월까지 더블스타와 거래를 종료하기로 SPA를 맺어뒀다. 이 시점까지 거래를 완료하지 못하면 매각은 무산되고 박 회장이 들고 있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도 되살아난다.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산업은행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뿐이고, 상표권 2심 혹은 중재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는 불확실하다.

이를 볼 때 산업은행은 금호석유화학만을 활용해 금호타이어 매각 돌파구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OK' 사인을 받더라도 금호산업의 허가까지 반드시 받아내야만 이번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은 상표권 사용 문제를 두고 최근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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