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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노션, '계열 의존' 신용도 갈랐다 [Rating Watch]수익성·재무실적 큰 차별요인 없어…넌캡티브 일감 등 성장여력 '좌우'

김시목 기자공개 2017-06-15 06:32: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광고업계 양대 축 제일기획(AA0)과 이노션(AA-)의 희비가 정기 신용평가에서 갈렸다.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집단 간판 아래 영업수익·재무안정성 면의 차이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자산, 실적 규모 면에서 제일기획이 한 수 위였지만 신용도를 가른 핵심 요인은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은 제일기획의 그룹 계열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또 재무부담이 다소 불어나긴 했지만 해외사업 진출과 넌캡티브 확대 등의 성장 여력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이노션엔 과다한 계열매출 비중 등을 이유로 한 노치 아래의 등급을 매겼다. 계열 지원 가능성보다는 매출처 다각화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이다.

◇ 같은 듯 다른 AA급…재무안정성 '대동소이'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2일 설립 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이노션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부여했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번 정기평가에서 기존 등급을 그대로 받은 광고업계 라이벌 제일기획의 'AA0(안정적)'보다 한 노치(notch) 낮았다.

평정 과정에서 업계 1위 제일기획과 2위 이노션 간 수익성, 재무안정성 측면의 차별화 요인은 크게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영업이익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등 수익성은 이노션이 앞서기도 했다. 차입금 부담 역시 국내외 투자집행을 이어온 제일기획이 이노션보다 컸다.

제일기획 이노션

이노션은 2013년 이후 영업이익률을 9~13%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총차입금은 '0'으로 차입금 의존도 역시' 0%'다. 반면 제일기획은 2013년 이후 4~5% 가량의 영업이익률에 머물렀다. 차입금은 200억 원 안팎으로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이어갔지만 이노션과는 미세한 차이를 나타냈다.

다만 매출 등의 외형과 자산 규모는 제일기획이 이노션을 압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기획의 자산은 총 2조 1514억 원인데 반해 이노션은 1조 6751억 원에 그친다. 매출 규모는 더욱 간극이 컸다. 제일기획의 지난해 매출이 3조 원을 훌쩍 넘어선 반면 이노션은 간신히 1조 원을 넘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업계 라이벌인 두 곳의 재무실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모두 견조한 상황"이라며 "일부 지표는 오히려 계열사 일감에 집중하는 이노션이 더 나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안정성 측면은 양 사의 신용도를 가르는 요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그룹일감 비중, 해외진출 '잣대'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신용도를 가른 것은 각각의 그룹일감 비중이었다. 활발한 국내외 투자 상황 역시 평정에 반영됐다. 제일기획은 삼성그룹 외에도 다량의 일감을 보유한 반면 이노션은 그룹 물량에 쏠림이 심했다. 제일기획의 해외사업 진출과 잠재 성장가능성 역시 신용도에 호재였다.

실제 제일기획의 경우 2016년 기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물량은 총 취급액의 약 71.9% 가량이다. 전체 취급액 중 삼성전자 비중이 약 61.5%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 취급액 비중은 2012년~2014년 70%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5년부터 60% 초반대로 줄어들었다..

제일기획은 계열 안팎의 일감과 해외사업 확대 등의 성과가 재무안정성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사업 확장 기조에 따른 비경상적 투자부담 역시 내부창출 재원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재무완충력 역시 견조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노션은 취급고 기준 계열물량 비중이 약 9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합산 취급고 규모가 총취급고 및 계열 취급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 각 85%, 95% 내외의 수준에 달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사업의존도가 절대적인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노션은 그룹 계열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해외사업 성과 역시 이에 연동되는 경향이 큰 반면 제일기획은 상대적으로 계열 집중도가 덜하다"며 "향후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양 사의 신용도를 가른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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