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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증권 매각 불발 배경은? 아프로와 가격 눈높이 차 극명..LS가 거래 중단 통보

한형주 기자공개 2017-06-15 16:02:26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3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경영권 매각이 결국 불발됐다. 특징적인 건 셀러인 LS그룹이 갑자기 딜 드롭(deal drop)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그간 시장에선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가 거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정작 딜을 깨뜨린 장본인은 아프로가 아닌 LS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2일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금융환경 등을 고려해 최대주주(LS네트웍스)의 지분 매각 자체를 보류한다는 입장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4월 10일 본입찰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 다음으로 높은 응찰가를 적어낸 케이프투자증권이 차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받아 논의를 이어가야 하나 현재로선 LS에게 그럴 의지가 없어 보인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난 4월 14일. 이후 약 두 달 간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작업엔 눈에 띄는 진전이 없었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과거 금융당국에 약조한 '대부업 축소' 요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을 거래 완주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옛 예주저축은행·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2019년 6월까지 대부업 계열사 대출 규모를 40% 이상 감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방지 계획'을 당국에 제출했다.

약조 위반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다. 당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의 동생 최호 씨가 운영하는 대부업체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 대해 "(다른 계열사들과 함께) 대부자산을 줄여야 함에도 오히려 늘렸다"며 "OK저축은행 인수 조건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제 의원은 헬로우크레디트가 공정거래법상 아프로와 동일 계열에 포함된다고 봤고 이후 금융위원회도 이를 인정했다.

결국 금융위원회는 올 초 아프로서비스그룹에게 대부업 축소 불이행에 따른 요건 충족 명령을 내렸다. 추가로 아프로는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강화된 조건을 수용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위원회는 4월 19일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에 한층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상호저축은행 대주주 변경·합병 등 인가 기준'을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22년까지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아프로가 이베스트투자증권 M&A와 함께 추진했던 현대저축은행 인수도 자동 무산됐다. 추후 아프로가 직면할 이베스트투자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배경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이 중단된 건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대한 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문제 때문이 아니었다. 아프로는 아직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도 않았다.

딜 철회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매매가에 대한 LS그룹과 아프로서비스그룹 간 극명한 시각 차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거래의 대상은 사모펀드 G&A가 보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84.6%였다. 해당 지분은 사실상 LS네트웍스의 소유다. LS는 지난 2008년 다른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G&A가 조성한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 총 4700억 원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타 투자자 지분을 되사와 G&A 보유지분 98.8%를 확보하게 됐다. 그러다 최근 들어 재무상태가 악화돼 다시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하게 된 것이다.

LS 입장에선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가가 최소 4000억 원대 중후반은 돼야 원금을 보존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인수희망가는 3000억 원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선 LS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워낙 비싸게 산 탓에 일정 부분 손실을 감수하고 딜에 임해야 매각에 성공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LS는 끝내 가격 눈높이를 낮추지 않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 M&A는 지난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이번이 '삼수'째였다. 그간 매물로 내놓을 때마다 거래 당사자 간 가격 갭(gap)이 커 매번 매각에 실패했다. 올 들어 새로 실시한 경쟁입찰에는 생각보다 많은 투자자가 몰려 최종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일각에선 LS그룹이 현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진행 중인 LS오토모티브 지분 매매 협상으로 인해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에 대한 니즈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관전평도 제기된다. 시장에 알려진 LS오토모티브의 100% 에퀴티 밸류는 1조 원 안팎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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