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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차입 단기화' 해소 차질 빚나 신용하향 압박, 비용상승 등 발행여건 후퇴…조달안정성 제고 '걸림돌'

김시목 기자공개 2017-06-22 08:21:48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0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고질적 신용도 저하의 요인이었던 '차입 구조 단기화' 문제를 해소하기 더욱 어렵게 됐다. 핵심 면세업의 극심한 침체가 이어지자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전망(아웃룩)을 조정하는 등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탓이다.

신용도 하방압력은 조달 안정성 제고의 축인 회사채 발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용등급 변동성 확대로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골치아픈 장기 조달보다는 손쉬운 단기 차입을 선택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줄곧 회사채 발행을 위해 복수 증권사와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아닌 사모사채 발행을 중심으로 준비하긴 했지만 조 단위 물량에 육박하는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을 상환해 차입 구조를 단기화하려는 계획의 연장선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연기로 대규모 자금유입이 무산되면서 과다한 단기 차입비중은 신용도 측면에서 늘 문제로 지적돼 왔다"며 "연초 공모채 시장을 수년 만에 찾은 데 이어 CP를 대신해 비교적 만기가 긴 사모채 조달에 신경을 써온 것도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CP 공룡'이라고 할 정도로 초단기물들로 차입전략을 구사하며 조달 안정성을 떨어뜨렸다. 올해 신용도를 갉아먹는 차입구조 단기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조달 패턴에 변화를 줬다. CP, 사모채를 최소화하고 공모 시장에서 장기물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 호텔롯데는 올해 1월 무려 4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30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확보해 만기가 짧은 CP나 전자단기사채(STB)를 상환했다. 오랜 공백에도 풍부한 수요를 확인, 추가 조달에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이 역시 50% 안팎의 단기성 차입금 비중 축소가 현안이었다.

하지만 차입 장기화 노력은 제대로 실현되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10년 간 지켜오던 'AA+' 신용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이면 최악의 경우 등급하락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매출 85%를 차지하는 면세사업 회복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은 치명적이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하반기 공사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더라도 투자자 유치 자체는 가능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이자비용 상승으로 조달 부담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호텔롯데의 하반기 회사채 만기는 총 500억 원(사모)에 그친다. 이날 기준 CP 잔액은 1조 6000억 원 가량이다.

앞서 아웃룩이 조정된 호텔신라의 경우에도 투자자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청약 금리 등의 측면에서는 과거 대비 발행사에 불리하게 형성됐다. 호텔롯데 역시 부담을 안고 시장에 나서거나 아니면 기존 단기화한 차입구조를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B 관계자는 "면세업을 비롯 재무실적, 신용도 면에서 균열이 생기면서 호텔롯데의 차입 전략이 암초를 만났다"며 "조달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서까지 시장에 나올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IPO 무산, 신용도 하락 등으로 차입 구조 장기화 전략이 꼬여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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