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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화학·제약 분할 미룬 속내는 주식스왑시 제약부문 성장성 중요, 최창원 부회장 지배력 확대 관측

이윤재 기자공개 2017-06-27 08:29:34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한 SK케미칼이 화학과 제약사업 부문 분할을 뒤로 미룬 속내는 뭘까. 공식적으로는 자체사업과 외부사업(가스, 부동산개발)을 분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다. 하지만 향후 전개될 SK케미칼홀딩스와 SK케미칼 주식스왑시 최창원 부회장이 지배력을 올리기 용이하도록 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SK케미칼은 지난 21일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현 SK케미칼의 화학(그린케미칼)·제약(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사업회사 SK케미칼을 만들고 이를 제외한 투자부문 등은 SK케미칼홀딩스로 명칭을 바꿔 존속하게 된다.

눈에 띄는 건 화학과 제약의 사업 분할을 뒤로 미뤘다는 점이다. 제약사업은 큰 범주에서 화학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흔히 제네릭으로 불리는 합성의약품은 화학물질을 바탕으로 화학적 요소를 결합해 개발한 제품이다.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내세운 경영 효율성 증대 관점에서 보면 화학과 제약부문 분리도 명분이 충분하다.

다른 제약사 사례를 참고하면 이같은 명분에 힘이 실린다. 일동제약그룹은 지난해 일동홀딩스를 출범하면서 제약사업부문은 인적분할, 바이오사업 등은 물적분할을 택했다. 제약과 바이오사업은 연관성은 있지만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를 얻기 위한 조치였다. 이보다 먼저 지주사 전환을 한 동아쏘시오그룹도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병행했다.

SK케미칼이 이러한 전략을 택하지 않은 배경은 대주주인 최 부회장 지분율 강화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율은 17%에 불과하다. 지주회사 전환은 지분율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다.

통상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는 성립요건과 행위제한 요건 해소 등을 위해 사업회사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하지만 이때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많이 확보하려면 지주회사 주가는 낮고, 사업회사 주가가 높아야 한다.

사업회사 주가가 오르려면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화학사업도 코폴리에스터 등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프리미엄 백신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제약사업은 성장성을 입증하는데 최적이다. SK케미칼 제약사업은 폐렴구균 백신이 국내허가, 대상포진 백신이 품목허가(BLA) 단계다. 경쟁 제품이 전세계 2개 정도 뿐인 희귀 백신들로 출시와 동시에 상당한 시장 점유가 예상된다. 더구나 혈우병치료제 'NBP601'도 글로벌 판매에 따른 러닝로열티도 올해부터 수령하고 있다.

결국 화학·제약사업의 분할은 SK케미칼홀딩스와 新(신) SK케미칼간의 주식스왑이 끝난 뒤에나 현실화될 전망이다. 제약사업 부문을 100% 물적분할로 떼어낸 뒤 외부투자를 유치하거나 별도로 기업공개(IPO) 등이 가능하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자체사업과 외부사업을 나누는 걸 우선순위로 두고 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아직 제약부문은 R&D 등 투자할 사안이 많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단계가 화학과 제약 분할이지만 검토사항일 뿐 어떠한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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