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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엠플러스, '저가 입찰' 삼성메디슨 사옥 인수 비결은 경쟁사 13곳 제치고 우선협상자 선정, 자금 풍부 '클로징 리스크' 해소

이상균 기자공개 2017-07-17 08:04:26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3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메디슨 사옥 인수자로 엠디엠플러스가 선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이번 거래에서 엠디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써내고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아쉬울 게 없는 삼성메디슨 배짱에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신탁사들이 백기를 든 반면, 현금이 두둑한 엠디엠플러스는 베팅에 성공했다.

◇엠디엠 계열사 보유 현금 3400억, 자금조달 우위

삼성메디슨은 지난 5월 대치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엠디엠플러스를 선정한데 이어 오는 14일 엠디엠플러스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대치 사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03번지에 위치하며 토지 규모는 5035.4㎡, 건물 규모는 2만 6526.15㎡다. 매각가는 1461억 원이다. 삼성메디슨의 2016년 12월말 기준 자산(3035억 원)의 48.1%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번 거래의 관전 포인트는 엠디엠플러스가 최고가를 제시하지 않았는데도 입찰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삼성메디슨 사옥은 삼성역 인근에 위치해 향후 건물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는 곳이다. 입찰에 참여한 몇몇 업체들은 엠디엠플러스보다 많은 1700억 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엠디엠플러스가 자금조달 능력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입찰에 대거 참여한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신탁사의 경우 자체 보유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대부분의 인수자금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모집해야 한다. 자금조달 리스크가 존재한다. 엠디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이 5억 원에 불과하지만 관계사인 엠디엠이 2865억 원을 갖고 있다. 엠디엠 계열사가 동원 가능한 현금은 3400억 원이 넘는다.

엠디엠플러스를 제외한 경쟁사들이 금액을 비싸게 써 낸 대신 건물 리모델링 비용 등을 삼성메디슨이 부담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리모델링 비용은 30억~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메디슨 입장에서는 그만큼 매각가가 줄어드는 셈이다.

자금조달에 자신감이 넘치는 엠디엠플러스는 매매대금 납부도 일사천리로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메디슨 사옥 잔금 납부 및 소유권 이전 예정일은 2018년 2월 28일이다. 계약 체결 이후 딜 클로징까지 고작 7개월이 소요된다. 보통 건물 매각에 걸리는 기간은 건물 규모와 경쟁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년 안팎이다. 이마저 앞당겨질 수 있다. 삼성메디슨은 대치사옥 처분예정일이 2017년 12월로 단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메디슨, 계약이행보증금 100억 책정 '파격'

특이한 점은 삼성메디슨의 태도다. 이번 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삼성메디슨은 매각대금 규모를 끌어올리는데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삼성메디슨은 삼성그룹의 이미지를 감안해 사옥을 비싸게 파는 것보다 딜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며 "삼성메디슨 사옥은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이 상당해 굳이 무리해서 가격을 높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메디슨이 올해 6월 말 장부가 기준으로 평가한 사옥의 가치는 868억 원이다. 이번 매각으로 평가액 대비 약 600억 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삼성메디슨의 배짱은 입찰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계약이행보증금을 무려 100억 원이나 책정했다. 일반적인 수준(20억 미만)을 한참 벗어나는 금액이다. 여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계약이행보증금 중 50%는 돌려줄 수 없다는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엠디엠플러스를 제외한 대다수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신탁사들이 이 조항을 거부했다"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자금 조달에 실패해도 계약이행보증금은 100% 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쉬울 게 없는 삼성메디슨의 다소 무리한 요구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엠디엠플러스만 유일하게 받아들이면서 딜이 성사된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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