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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만능이 아니다...분산투자 활용 도구" [2017 더벨 WM 포럼] 김영빈 파운트 대표이사

이충희 기자공개 2017-08-01 07:56:0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7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 예측 도구도 아니고 척척박사처럼 대박 주식을 찍어주는 기계도 아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을 앞서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산배분을 더욱 최적화 시켜줄 데이터 분석 도구로써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더벨 포럼 Wealth Management Forum12
김영빈 파운트 대표(사진)는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7 더벨 웰스매니지먼트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난해 이세돌과 알파 고대결 이후 금융권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생겨났고 증권사와 시중은행들도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세돌을 꺾었던 알파고처럼 로봇이 펀드매니저를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오히려 관련 산업에 대한 불신을 키워왔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시장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장을 예측하는 도구로써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투자 자산군별로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각 자산군 별 상관관계까지 분석해내 줄 최적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성과는 매매 타이밍을 잘 잡거나 종목을 잘 선택하는 것이 아닌 자산배분에 달려있다"면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자산들 간 관계를 정의하고 정확한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들 간 상관관계와 변동성은 데이터 분석을 열심히 하고 기술발전을 할수록 더 정확한 값을 얻게 된다"면서도 "개별 자산의 변동성이나 움직임, 기대수익률은 가장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미국처럼 한국 역시 향후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김 대표는 예상했다. 현재 1조 원 수준인 한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약 4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저성장 저금리 시장으로 접어든 한국은 정부가 앞서서 국민들의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4년 정도 후행한다고 봤을 때 한국에서도 2020년 약 40조원, 2030년에는 830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은 김영빈 파운트 대표이사 발표 전문>

한국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요즘에는 오해가 많이 풀린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척척박사 AI가 대박 주식을 찍어주는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로보어드바이저는 아직 거기까지 못간다. 무엇이 대박인지 옳은 투자 방법인지를 정확히 모른다. 주로 기술적 차트를 분석해서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을 두고 우리는 시스템 트레이딩이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이게 맞는 방법이라면 로보어드바이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다. 아마 몇달 사이에 수십배 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그런 로보어드바이저는 없다. 그만큼 어려운 영역이다.

미국에서는 웰스프론트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첫 깃발을 꽂았다. 이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얘기하기를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눈감고 찍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극단적 얘기까지 했다. 그만큼 미래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의 대전제는 자산배분이다. 미래는 모르지만 자산배분을 통해서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로보어드바이저의 시작이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자산배분을 하는 게 핵심이다. 결국 자산배분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 성과의 90%는 자산배분에 달려있다. 매매 타이밍을 잘 잡거나 전략적으로 어떤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자산들 간 관계를 정의하고 속성을 파악해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 주식과 채권의 관계, 국가별 자산의 관계를 분석해 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형주와 한국의 국공채가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분석한다. 하나가 오를때 다른 자산은 어떤 양상을 보여주는지 이 분석을 로보어드바이저가 할 수 있다. 자산들 간 상관관계와 변동성은 데이터 분석을 열심히 하고 기술발전을 할수록 더 정확한 값을 얻게 된다. 반면 개별 자산의 변동성이나 움직임, 기대수익률은 가장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왜 이런 것을 잘하나. 첫번째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주식 전문가도 있고 채권 전문가도 있다. 그런데 주식도 잘하고 채권도 잘하고 금, 은 부동산, 대체투자까지 잘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전문가이거나 사기꾼이다.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각종 자산 이해도까지 파악한다는건 불가능의 영역이다. 또 하나는 시장에 패닉이 올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이다. 중장기적으로 자산배분을 하면 이러한 장점이 더욱 강화된다.

미국에서는 현재 300조원이 넘는 자산이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되고 있다. AI로 어마어마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졌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여기에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들던 비용이 더 줄었다. 접근성도 늘렸다. 기존 웰스매니지먼트 시장이 고액자산가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100만원 밖에 없는 개인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산배분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공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장에 수요는 많다.

한국은 저성장 저금리 시장으로 접어들었다. 저출산 시대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건가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건 정부도 불안해 한다. 그래서 ISA를 만들고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하면서 앞으로 자산관리가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가 온다고 인터뷰 한 것을 봤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4년 정도 후행한다고 봤을 때 한국에서도 2020년이 되면 이 시장은 40조원 규모로 확장 될 것으로 본다. 그 이후에는 어마어마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징은 세가지로 본다. 첫번째는 저비용, 두번째는 접근성이다. 저비용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소액자산가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이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람마다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 리스크를 감내해서 얻을 수 있는 효용값도 다르다. 그 리스크를 개인별 맞춤 포트폴리오 제공을 통해 고정하는 것이 로보어드바이저다.

또 하나는 투명성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쓰는 고객들과 회사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투자자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자산 배분은 어떻게 할건지 수익률은 얼마인지. 자산관리는 무조건 고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로보어드바이저와 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도 변화해 가고 있다. 스타트업 중심으로 형성됐던 미국에서는 대형사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시장 판도를 변화시키고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013년 처음 미국 로보어드바이저는 웰스프론트와 베터먼트였다. 그런데 2017년이 되면서 뱅가드와 찰스슈왑이 최대 사업자로 바뀌었다. 대형운용사들은 공격적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도 한다.

대형사들의 참여로 시장은 더 커지고 있고 고객들은 로보어드바이저에 친숙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나 블랙록은 스타트업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매출이 30억 원 밖에 안되는 회사를 3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 인수하기도 했다. 그만큼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을 인수한 뒤 회사의 자금을 직접 태워서 AUM을 키우는 전략도 쓰고 있다.

두번째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채널도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온라인 모바일 중심으로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오프라인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대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가는 것은 시장 외형이 확대되다 보니까 그런 것이다. 기존 온라인에 익숙하지 못한 50대 이상에게는 여전히 온라인 채널이 불편하다. 이런 사람들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채널로 확장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베터먼트는 올해 베터먼트 플러스와 베터먼트 프리미엄이라는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접근하지 못했던 고액자산가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조사했던 사례가 있다. 로봇과 인간 둘 중 누구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래 라고 물어봤을 때 90% 이상이 둘 다 모두에게 받겠다라고 답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온라인에만 활용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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