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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권 대표, 중소형주 베팅에 나선 까닭 [Fund Watch] 유동성장세 중소형주로 전이, 대기업과 상생 '정책효과' 기대

이승우 기자공개 2017-08-11 15:04:03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9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 가치투자의 신봉자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중소형주펀드를 내놓자 자산운용업계가 화들짝 놀라고 있다. 대형주 위주의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 전문가로 여겨지던 터라 중소형주펀드는 허 대표에게 생소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의 중소형주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허 대표의 중소형주 펀드전략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대표가 중소형주 베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유동성 장세, 중소형주로 퍼질 것"

지난달 출시된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중소형주펀드는 설정된 지 열흘도 안돼 설정액 1000억 원을 돌파하며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저평가된 중소형주 100여 개에 분산투자한다는 콘셉트의 이 펀드는 신영자산운용 토박이 원주영 매니저가 운용한다. 중소형주 펀드라는 점에서 운용 규모 3000억 원 정도에서 소프트클로징할 계획이다. 판매사가 20여개에 달하면서 소프트클로징 시점은 예상보다 일찍 올 것으로 보인다.

가치주와 배당주에 특화돼 있는 신영자산운용이 중소형주 펀드를 내놓으면서 업계는 놀라고 있다. 중소형주펀드를 이미 내놓고 운용하던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부터 본래의 콘셉트를 포기하고 기존 대형주 펀드와의 차별화에 실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운용사의 중소형주 펀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적인 대형주의 비중을 극도로 높인 상황이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대다수 운용업계의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허남권 대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주 위주의 장세에서 소외된 중소형주에 유동성의 힘이 보태질 때가 됐다고 보는 것.

허남권 대표는 "최근 시장을 보면 수출주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미국 경기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외부요인을 덜받는 내수주, 특히 중소형 내수주 위주의 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들의 실적만큼 중견 기업, 그리고 중소기업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며 "유동성의 힘이 그동안 대형주 위주로 발휘됐다면 향후 중소형주로 퍼져 나가면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상생 정부정책, 중소형주 시각 달라진다"

KB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의 중소형주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신영자산운용의 선택은 역발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기존의 명성에 금이 갈 수도 있는 리스크를 쥐면서까지 중소형주에 베팅할 만한 또 다른 확실한 근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허 대표가 주목하는 건 바로 새 정부의 기업 정책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과 협력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정책의지로 인해 중견기업 혹은 중소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허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매출 증가와 더불어 마진율 개선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경제정책발향'에서 이익을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게 흘러 들어가도록 하는 '상생협력 지원 세제 4대 패키지'를 마련,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분야는 ▲협력이익배분 ▲상생협력기금 ▲성과공유제 ▲상생결제 등이다. 이에 따르면 대기업이 이익을 중소협력사에 공유하거나 출연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게 된다. 또 협력기금을 출연하는 기업에 대해선 그만큼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에서 차감해주는 규모를 늘린다. 국가 경제라는 큰 틀에서 중소기업 육성책이 강화되고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같은 근거로 중소형주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 교정도 동반될 수 있다고 허 대표는 보고 있다. 일시적인 트렌드로서 중소형주 장세가 아닌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기업 가치 개선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식 시장에서도 중소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의 수정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허 대표는 "유동성과 더불어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비즈니스 환경 변화로 인해 중소기업에 대한 가치를 밸류업할 수 있는 시각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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