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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바꾼 아워홈, 구본성-구지은 화해 기류? '대척점' 대표이사 퇴임, 가족경영 분위기 조성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16 07:55:37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1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이승우 아워홈 전 사장이 갑자기 동종업계로 이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구본성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 간 남매 갈등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가족 화해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구본성 부회장은 아워홈 최대주주지만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구지은 대표 등 가족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승우 전 사장은 지난달 임기 1년을 남기고 갑자기 천호식품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빈자리는 김길수 FS(급식)사업부 전무가 채웠다.

이 전 사장의 갑작스런 이직은 의아함을 자아냈다.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데다 이 전 사장이 대표적인 장수 CEO 이미지를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가 현직에 있는 와중에 그것도 동종업계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 역시 이례적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전 사장은 지난 1983년 LG화학에 입사해 LG하우시스에서 근무하다가 LG그룹의 추천으로 아워홈 기획실장으로 이직, 2010년 8월 사장에 올랐다. 이후 줄곧 아워홈 경영을 총괄했다. 아워홈 측은 천호식품 대표로 가기로 결정나면서 이 전 사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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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좌),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우)>

이 전 사장이 아워홈을 떠나면서 구 부회장과 구 대표 간 관계 변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사장은 구 대표의 아워홈 보직 해임 사태와 밀접하게 연관된 인물이다.

불편한 관계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2월 구 대표는 정기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아워홈 경영을 이끌면서 적통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해나갔다. 그 즈음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이 전 대표가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돌연 회사를 떠났다.

아워홈은 곧바로 CJ제일제당 출신 인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앉힌다. 하지만 곧 기존 경영진과 새 경영진과 갈등이 빚어졌고 신임 대표가 취임 4개월 만에 물러난다. 한 달 후인 그 해 7월 구 대표도 구매식자재사업 본부장에서 보직이 해임됐다.

구 대표가 보직해임된 직후 이 전 대표가 다시 아워홈으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결국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막내딸보다 오랫동안 자신을 도운 기존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구 대표는 2016년 1월 구매식재사업 본부장으로 복귀하면서 다시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임직원 보복 조치 논란에 휘말리면서 복귀한지 3개월 만에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로 발령이 난다. 특히 그 즈음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 아워홈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후계 구도의 무게추가 막내딸에서 장남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잠잠했던 아워홈 오너십은 올해 초 다시 요동친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법원에 아워홈 임시주주총회를 요청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한다. 임시주총의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이었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최대주주(38.56%)이지만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을 장녀 미현 씨와 차녀 명진 씨, 3녀 구 대표가 각각 19.2%, 19.6%, 20.6% 씩 갖고 있다. 지배력 측면에서는 오히려 나머지 2세들이 우위에 있다. 더욱이 주총 소집 후 과반 지분을 활용해 우호적인 이사진을 구축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당시 주총 소집 신청이 구 부회장과 구 대표 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춰졌던 이유다.

실제 올 5월 임시 주총이 개최됐다. 다만 안건으로 올라온 전문경영인 영입안이 부결되면서 구 부회장에 대한 재신임이 결정됐다. 미현 씨가 최종적으로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결과가 뒤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이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켰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여전히 나머지 2세들이 구 부회장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사회 멤버로서 경영 사안에 대해서도 견제가 가능한 상태다.

이에 업계는 구 부회장이 가족 경영의 신뢰와 신임을 얻기 위해 다양한 노력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이 전 대표 퇴임 역시 화해 분위기 조성에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경영 참여 이후 이 전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고 긴밀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반면 구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주축이 된 기존 경영진에 대해 "일 대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한 적이 있다.

의도치 않게 이 전 대표가 남매 갈등의 대척점에 선 모양새였다. 이 전 대표가 스스로 아워홈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결과적으로 구 대표에 대한 화해 제스처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이승우 전 아워홈 대표가 내부 입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내홍과 여러 내부 변화를 겪으면서 결국 이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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