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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골디락스'가 원했던 바로 그것 [Market Insight from SC]

아디피야 모나 SCB 자산배분·포트폴리오솔루션 헤드공개 2017-08-22 17:21:58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7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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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상태.

골디락스 (Goldilocks)라는 이름의 여자아이가 몰래 숲 속 오두막집에 들어가 집 주인인 곰 세 마리가 숲에 나가 있는 동안 '뜨겁고, 차갑고, 적당한' 온도의 수프 중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먹어 버렸다는 영국 동화 속 이야기는 SCB 그룹이 바라보는 현재의 거시경제환경을 잘 보여준다. 현재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제한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동반한 완만한 경제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금융 시장 관점에서 긍정적인 경제환경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브렉시트, 한반도 정세, 무역 마찰)을 제외하면, 금융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 시장에서 리스크를 바라보는 척도로 사용하는 지표들은 대부분 우호적인 수준으로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이 점진적으로 개선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조용한 (또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안일하다고 볼 수도 있는) 시기일수록 투자 자산배분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하반기 시장을 전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인플레이션 추세다. SCB그룹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리플레이션 (Reflation) 시나리오 (완만한 인플레이션 상승을 동반한 경제 성장 가속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가장 유력한 경제 시나리오 중 하나다(예상 발생 확률은 35%). 그러나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약화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리플레이션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이 감소한 듯 보인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함에 따라 향후 12개월 기준 불확실성속 지속 성장 (Muddle-through)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상 발생 확률은 40%).

투자 관점에서 보자면, 불확실성 속 지속 성장 시나리오와 리플레이션 시나리오가 서로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둘 중 어떤 시나리오가 실현되든 주식자산이 좋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투자 환경은 인컴 수익 (Income: 주식의 배당이나 채권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 등의 고정적인 현금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할 우려도 낮아졌고, 이에 따라 주식, 채권 및 비전통적 자산 (전환 사채, 우선주, 리츠 등)을 조합하여 인컴을 창출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이같은 인컴 투자 전략을 통해 자본 차익 외에도 4-5%의 인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우호적인 환경에서 비교적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금리 리스크가 매우 높은 자산을 일부 편입하는 것도 글로벌 멀티에셋 인컴 투자에 있어 좋은 전략이다. 이러한 성격을 지닌 대표적인 자산으로 미 달러 표시 신흥시장 국공채를 들 수 있는데, 미 달러 표시 신흥시장 국공채는 5.30%의 이자 수익을 제공하지만 높은 금리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불확실성 속 지속 성장 시나리오 하에서는 미 달러 표시 신흥시장 국공채를 통해 선진시장 국공채 대비 높은 이자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미 달러 표시 신흥시장 채권보다도 더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으로 현지통화 표시 신흥 시장 채권이 있다. 현지통화 표시 신흥시장 채권은 미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다. 실제로 올해 1월 이후 미 달러가 조정을 거치면서 신흥시장의 자금 유입이 증가했다. 이 전략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여 각국 중앙 은행이 빠르게 통화 긴축에 나서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결과로 채권 금리가 상승할 경우, 멀티에셋 인컴 전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채권형 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절대적인 척도로 삼을 수는 없지만, 과거 금리 상승 시기를 살펴보면 현재의 완만한 채권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인컴 투자자들의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 실제로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던 시기 (2004년) 또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을 예상했던 시기 (2013년과 2016년)을 제외하면 채권 금리 상승 시기에 인컴투자전략 성과 하락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만약 리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금리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자산군을 고려해 볼만 하다. 예를 들어 미국 하이일드 채권 (HY)과 선순위 변동금리 채권 (뱅크론)이 대표적으로 금리 리스크가 낮은 채권자산들이다. 물론 불확실성속 지속 성장 시나리오와 리플레이션 시나리오의 예상 확률이 거의 같기 때문에 멀티에셋 투자자들이 지금 당장 금리 리스크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해당 리스크에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는지 알고 있어야 실제로 리플레이션이 나타나더라도 대처할 수 있다.

다시 골디락스의 동화로 돌아가자면, 곰 세 마리가 오두막으로 돌아오기 전에 미리 대처할 계획을 세운다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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