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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지주와 절연된 '롯데쇼핑 중국 사업' [롯데 분할합병 쟁점 분석]②中 마트 등 사업회사 이관, 분할·합병 거래구조 영향 없어

길진홍 기자공개 2017-08-24 08:25:09

[편집자주]

롯데그룹의 통합지주 설립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를 앞두고 롯데쇼핑 등 분할합병 비율 적정성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주이익을 침해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과연 롯데 지주사 전환은 소액주주 희생과 손해를 강요하는 경영 행위인가. 기로에 선 롯데 유통 4개사 분할합병 주요 쟁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3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국 중국 사업으로 돌아왔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됐던 롯데쇼핑 중국 사업 손실이 통합지주 설립의 막판 암초로 등장했다. 수년간 중국에서 손실을 입은 롯데쇼핑이 합병으로 신설되는 통합지주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을 분할 합병해 롯데지주를 설립할 예정이다. 주력 4사가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지며 투자회사가 다시 통합해 지주사로 전환되는 구도다. 주총 승인을 거쳐 지주사 체제가 갖춰질 경우 유통부문을 중심으로 한국 롯데 내 새로운 지배 구도가 구축된다.

변수는 중국 사업에서 불거졌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쇼핑 사업 위험이 신설되는 지주회사로 전가돼 나머지 3사의 주주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번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연대와 뜻을 같이하고 날을 세우고 있다.

신 전 부회장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공시 기준 중국 사업 손실액이 2조 6000억 원이다. 올 들어서도 사드(THADD) 등의 악재로 상반기 4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추가로 인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쇼핑 분할법인의 통합지주 참여는 다른 3사에 책임을 전가해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을 훼손한다는 게 요지다.

실제 롯데쇼핑은 중국 진출 후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2009년 중국에 65개 점포를 보유한 마트 체인점 '타임스'를 인수하고 사업을 확장했으나 실익을 보지 못했다.

중국 마트사업을 총괄하는 '롯데쇼핑홀딩스 홍콩'은 해마다 자본을 대규모로 잠식당했다. 2017년 6월 현재 롯데쇼핑홀딩스 홍콩의 납입 자본금은 약 1조 7900억 원이다. 자본총계가 3400억 원으로 대략 1조 4500억 원이 매몰됐다. 중국 현지에 설립한 법인 손실 등을 더하면 손실 금액은 더욱 불어난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논리에는 몇 가지 허점이 있다. 우선 4개사 통합으로 신설되는 롯데지주에는 롯데쇼핑 투자회사가 들어간다. 롯데쇼핑 투자회사에는 중국 사업 투자 지분이 빠져 있다. 분할합병 비율 산정 등 거래 구조에 롯데지주와 중국 사업 리스크가 절연돼 있는 셈이다. 따라서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위험이 롯데지주로 이관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의 주주 이익이 침해된다는 논리에는 무리가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또 롯데지주가 향후 계열사로 거느리게 되는 롯데쇼핑 사업회사로 인해 기업 가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분할 후 존속하는 롯데쇼핑 사업회사 자산 가치는 24조 1800억 원이다. 부채와 자본총계가 각각 10조 300억 원, 13조원 8400억 원이다. 자산 가치에는 중국 사업 관련한 사업 위험이 반영돼 있다. 상장 주식 가치도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해 형성된 수치다. 롯데쇼핑 사업회사가 분할 전 자산의 약 90%를 흡수하는 가운데 대부분 위험이 자산과 주가 등에 반영돼 있다.

중국 사업 위험을 반영해야 한다거나 통합지주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은 이중으로 장부상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또 사업적인 측면에서 중국 사업은 이미 장부상 상당한 손실을 인식했다. 롯데쇼핑홀딩스 홍콩의 자본 잠식 규모는 2015년 정점을 찍은 뒤로 안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사드 등 불안요소가 남아 있으나 매몰 비용을 대부분 투입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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