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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또 하나의 동남아 유니콘 '트래블로카'

고영경 교수공개 2017-09-04 08:52:54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1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시아에 스타트업 유니콘이 또 탄생했다. 지난 7월 익스피디아가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트래블로카(Traveloka)가 그 주인공. 익스피디아의 투자로 브래블로카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올라섰다. 그랩과 고젝, SEA(옛 가레나) 그리고 알리바바로 넘어간 라자다에 이어 5번째 규모다.

2012년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비행기 티켓 예약 플랫폼으로 출발한 트래블로카는 페리 우나르디(CEO), 데리안토 쿠수마, 알버트 알버트 등 3인의 공동 작품이다. 인도네시아의 2억5000만명이라는 인구와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 사용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트래블로카는 설립 1년도 채 안 되어 이스트벤처로부터 투자를 받고, 이듬해 글로벌파운더스캐피탈이 펀딩에 참여한다.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로켓 인터넷이 설립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벤처 캐피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스타트업으로 등극한 것만으로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그 후로 힐하우스, 중국의 JD닷컴, 세콰이어 캐피탈 등이 잇달아 투자하고 익스피디아까지 가세하면서 총 5억 달러 펀딩을 받았다.

트래블로카는 현재 인도네시아를 넘어 동남아에서 인기 있는 온라인 여행예약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운로드 수가 2000만을 넘어섰다. 아세안 국가들의 소득수준의 향상, 아세안 영역 내 이동 증가 그리고 온라인·모바일 이용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 4년간 크게 성장했다. 트래블로카는 인도네시아를 포함, 베트남,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를 주요 타겟으로 하며, 결제 금액과 지원되는 언어도 이 지역에 맞춰져 있다.

비행기나 호텔 예약 플랫폼을 이끈 스카이스캐너나 아고다 등과 비교해서 보면 트래블로카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인도네시아에서 이러한 사이트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인터넷 이용률이 저조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 시장은 무주공산이었고, 관건은 누가 선점하는가에 달려있었다. 트래블로카는 2012년에 뛰어 들었고, 꾸준히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 사이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이용자는 2012년 약 6,000만명에서 2016년 1억명으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1억4,0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예측됐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2016년 6,500만명에서 2019년에는 9,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적극적 SNS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특징을 감안하면 시장 가치는 더욱 커진다.

트래블로카

트래블로카는 이용자 확대를 위해 광고에 집중해왔다. SNS와 옥외광고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영향이 큰 TV 광고에서 그야말로 돈을 쏟아 부었다. 자카르타 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2015년에 상반기에만 3760억 루피아(2800만 달러)를 써서 온라인 기업 가운데 광고비 순위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자카르타 시내와 공항 어디에나 트래블로카의 광고판을 볼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각종 이벤트에 스폰서로 나서면서 시장을 공략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한 광고로 인지도를 얻은 트래블로카는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단순한 가입절차와 검색, 할인 프로모션으로 이용자들을 붙잡았다. 하루 24시간 인도네시아어와 말레이시아어, 영어, 태국어 등으로 이뤄지는 ‘잠들지 않는 고객서비스 센터'는 브래블로카의 강력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트래블로카는 85개 이상의 항공사와 10만개 이상의 호텔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 항공권 가격에서는 다른 여행 플랫폼보다 강력한 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호텔 예약에서는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기에 익스피디아와의 연계로 향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지역의 인터넷·모바일 경제 규모는 2025년에 1,970억달러, 관광에 대한 소비는 향후 8년 동안 5배 가량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트래블로카가 주목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호텔, 항공 온라인 예약 플랫폼 다음에는 무엇이 이 ‘경제'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할 때다.

고영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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