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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성건설, 정치인 출신 오너 2세의 공격경영 '부산 3위' [시평 급상승 건설사 분석]①김청룡 대표 경영참여 후 44위로 껑충, 재무건전성도 개선

이상균 기자공개 2017-09-12 08: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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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의 시공능력평가는 업계 순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높낮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시공능력평가 추이만 추적해 봐도 흥망성쇠를 가늠할 수 있다. 2017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순위가 급상승했거나 새로 100위권에 진입한 건설사의 성장 히스토리와 현주소,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협성건설은 부산지역에서도 존재감이 미미한 건설사였다. 연 매출액은 100억 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고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100위권 밖이었다. 창업자인 김창욱 회장도 건설업보다는 목욕탕 운영에 더 관심을 쏟았다.

정치권에 투신했던 김 회장의 아들 김청룡 대표가 협성건설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체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부산을 벗어나 경남, 경북, 대구, 울산 등지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협성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6000억 원대, 시공능력 평가 40위권에 진입하며 신흥 건설사로 자리 잡았다.

◇목욕탕 집' 아들, 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실패

협성건설은 1989년 설립됐지만 법인으로 전환한 것은 2010년 3월이다. 창업 후 20년간은 실적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주식회사로 만들어졌을 때부터 김 대표의 지분율이 93.75%에 달해 경영권을 이미 넘겨받은 상태였다. 김 회장 지분율은 0.06%에 불과하다.

일찌감치 협성건설 최대주주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정작 김 대표는 사업에 뜻이 없었다. 대학 졸업 후 부산은행에서 6년간 근무한 뒤, 정치권에 발을 내딛었다. 부산광역시 4, 5대 시의원을 역임했고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도 지냈다. 2014년에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부산진구 구청장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내던졌다.

당시 김 대표가 내건 슬로건이 ‘목욕탕 집 아들'이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버지는 건설업이 호황일 무렵, 돈이 되는 건설 현장보다 돈 안 되는 목욕탕을 더 챙기셨다"며 "목욕탕에서 어르신들이 시의원 김청룡은 몰라도 목욕탕 집 아들이라고 하면 알아보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산진구에서만 4번 구청장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에게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후 그는 정치에 미련을 접고 경영일선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34.8%

김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 협성건설은 파죽지세로 몸집을 키워나갔다. 2014년 2449억 원이던 매출액은 2015년 4237억 원에 이어 지난해 6364억 원까지 늘어났다. 법인 전환 첫해인 2011년(138억 원)과 비교하면 45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이익도 2014년 401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5배가 넘는 2215억 원으로 늘어났다. 건설사로는 보기 드물게 영업이익률도 34.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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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도 눈에 띄게 호전됐다. 2011년 협성건설의 부채총계는 565억 원으로 자본총계(6억 원)의 100배 수준이었다. 부채비율은 무려 9526.5%에 달했다.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이후 빠르게 부채비율을 낮췄다. 2012년 824%에 이어 2013년에는 270.5%까지 낮아졌다. 2014년 다시 365.3%로 높아졌지만 2015년 268.3%에 이어 지난해 76.1%로 하락했다.

협성건설의 급성장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지난해 처음으로 85위(2521억 원)로 100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44위(7203억 원)까지 치솟았다.

부산지역 건설사로는 IS동서(28위·1조 1946억 원), 동원개발(38위·9140억 원)에 이어 3위다. 이 지역 터줏대감이었던 동일(78위·3190억 원)과 경동건설(57위·5155억 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부산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도 협성건설의 급부상이 화제가 될 정도"라며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다보니 협성건설에 대한 시기어린 견제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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