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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철도·플랜트 부진 속 버팀목 된 '방산' [방산업 리포트]K2 전차 양산에 외형 성장…등급전망 '안정적' 회복

심희진 기자공개 2017-10-10 08:11:4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이 지난 1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철도 및 플랜트 부문이 동시에 영업손실을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방산 부문이 선전한 덕분에 실적 반등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부정적' 꼬리표가 붙었던 현대로템의 신용도도 최근 '안정적' 전망으로 조정됐다.

현대로템은 외환 위기 직후인 1999년 정부의 중복 투자사업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대우종합기계, 한진중공업, 현대모비스가 철도차량 부문의 자산과 부채를 현물출자해 설립했다. 이후 2001년 10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현대로템은 이듬해 현대모비스로부터 방산 및 플랜트 부문을 포괄 양수해 덩치를 키웠다. 현재 현대로템의 사업부는 철도, 방산, 플랜트 등 세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현대로템 방산부문은 2004년 현대모비스로부터 우주사업 부문을 추가로 양수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해당 거래로 전차, 제독장비, 모의훈련장비 등을 제조하는 것부터 우주 개발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사업 초기인 2002년만 해도 2048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05~2007년 3000억 대로 올라섰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방산 부문은 2008년 7월 터키 정부를 상대로 K2 전차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K2 전차는 1500마력을 자랑하는 디젤엔진을 탑재해 일반도로는 물론 산악 지형에서도 우수한 기동성을 보인다. 스노클(snorkel)을 부착할 경우 수심 4.1m까지 잠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차에 장착된 120㎜ 활강포는 정확성이 강점이다. 대전차 유도미사일이나 로켓에 대한 방호능력도 갖췄다.

2010년 K2 전차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방산 부문의 외형도 꾸준히 커졌다. 2011~2012년 3500억 원 안팎이었던 매출액은 2013년 4700억 원, 2014년 7500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방산 부문 매출액이 7000억 원대를 돌파한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2015년 이후 K2 전차 기술이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액이 6000억 원대로 감소했지만 3~4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2010년부터 K2 전차 1차 납품이 시작되면서 방산 부문의 매출이 늘어났다"며 "아직까지 추가로 잡힌 기술이전 계약은 없지만 내년 3월부터 차륜형 장갑차가 방위사업청에 납품되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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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부문은 나머지 사업부의 실적 부침을 상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번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 없는 방산 부문과 달리 철도 및 플랜트 부문은 2010년대 들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현대로템에 경영 위기를 가져다줬다.

현대로템의 모태인 철도 부문은 2011년만 해도 1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과 약 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2~2013년 영업이익은 200억 원 안팎으로 급감했다. 브라질 전동차 프로젝트가 현지 파트너사의 법정관리로 어려움을 겪은 데다 저유가 여파로 헤알화 가치가 절반으로 줄면서 물건을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철도 부문은 2014년 430억 원, 2015년 1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플랜트 부문 역시 부진했다. 2012~2013년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플랜트 부문은 2014년 이후 3년 연속 300억~5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여타 부문과 달리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룹 물량 감소로 신규 수주액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미청구공사 잔액이 늘어났다.

최근 수년간 방산 부문 외에 나머지 사업부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2015년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은 'A+'에서 'A0'로 한 노치(notch) 하향됐다. 추가로 '부정적' 전망까지 붙었다. 매출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신규 수주도 2014년 4조 3000억 원에서 2015년 1조 5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부문의 이익을 바탕으로 버티기에 돌입했다. 1~2년간 부실 사업 정리, 비계열 물량 확보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주 절벽을 극복했다. 그 결과 현대로템은 지난 상반기 부정적 등급 전망을 떼냈고 신규 수주도 2016년 4조 1722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수주잔고 역시 5조 3899억 원에서 6조 5772억 원으로 2011~2012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방산 부문 외 철도, 플랜트의 영업적자로 한때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현대로템의 실적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나머지 사업부가 경영 정상화를 이룰 때까지 방산 부문이 버팀목이 돼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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