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27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 한번 큰 장이 섰다."은행연합회와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5대 민간 금융협회장 중 4명의 임기가 6개월내 모두 끝난다. 민간 금융회사들은 또 어떤가. 대형 금융그룹 회장 그리고 대부분의 증권사 CEO 임기 만료가 내년 초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수장 후보군에 포함된 관료 출신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여기 저기 뛰어 다닌다는 후문이다. 눈치보기에 여념 없었던 올 상반기와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지면서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쪽이 다수다. 지긋하신 분들은 노욕(老慾)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관료들이 민간 금융회사에 취업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정치권에 조금이라도 줄을 대고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것도 인지상정의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관료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떨어지는지는 해당 조직의 운명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낙하산 CEO는 외부 방패막이 돼 줘 조직에 좋은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모피아(MOFIA) 출신은 여러 후보군중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낙하산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 민간 금융회사에 내려와 열정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의 유효 기간이다. NH금융은 관료 출신이 민간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한껏 끌어 올린 최고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료와 금융회사 양측이 윈-윈한 경우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임종룡이라는 관료의 경쟁력이 '적절한 시점'에 농협금융과 딱 맞아 떨어졌던 셈이다.
그런데 최근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유효 기간이 한참 지난 버린 인물들이 많다. 대부분 현장을 떠난 지 오래돼 감을 잃었고 나이도 70을 넘나 드는, 이른바 '꺼진 불'로 여겨지는 분들이다. 때문에 현직 관료인 그들의 후배들마저 "이미 여러번 해먹었던 분들이 과욕을 부리는 것 같다"며 대놓고 비꼬는 말들을 쏟아낸다.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쏟아졌던 수군거림이 모피아 사회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그들의 능력이나 지혜를 의심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여기 저기서 전해 오는 '연줄이 닿았으니 어디든 한자리 해보자'식의 그들의 속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 듯 하다.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해당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허탈감은 어떨까. 기대에 가득찬 후보군들의 얼굴과 우려 가득한 직원들의 표정이 오버랩되니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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