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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원' 공익사업 지출 인색했다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③상위 20곳 순자산 증가…'기부금·지원금' 축적, 수익사업 손실 충당

길진홍 기자/ 김일문 기자공개 2017-11-22 08:36:17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주요 공익재단은 공익사업 자금 지출에 상당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과 사회사업지원금 등 공익사업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 모두 지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공익사업과 분리된 수익사업 부문에서는 수입보다 많은 지출이 이뤄졌다.

다수 재단이 수익사업에서 장부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공익사업 명목으로 유입된 자금 지출을 최소하면서 순자산이 늘었다. 자산 축적에 공익사업 의존도가 커지면서 재단 본래 기능인 사회 환원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공익사업, 수입보다 지출 적어...순자산 축적

더벨이 2016년 12월 결산기준 국내 63개 기업(집단)이 운영 중인 공익재단 자산 상위 20곳을 분석한 결과 순자산 총액이 전년대비 1475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재단 가운데 16곳의 순자산이 늘었으며 나머지는 감소 추이를 보였다.

20개 재단의 지난해 수입과 지출 총액은 각각 4조 4693억 원, 4조 304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입 보다 지출이 줄면서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재단 활동을 통해 현금을 축적했다는 의미가 된다. 순자산 항목 증가로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내용 면에서는 재단 취지와 괴리를 보였다. 공익사업 수입이 수익사업 지출을 상쇄하는 등 사업부문별 수익에 상당한 편차가 드러났다.

지난해 주요 재단 공익사업 수입은 모두 1조 644억 원으로 이 가운데 9081억 원이 지출됐다. 수익사업 수입은 3조 4049억 원으로 지출 3조 3960억 원을 초과했다. 공익사업을 통해 축적된 자금이 결국 재단을 살찌우는데 영향을 미쳤다. 재단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에 인색했다는 얘기가 된다.

공익사업 수입은 주로 기부금과 사회지원금 등 항목으로 구성된다. 재단은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기능을 갖는다.

재단별로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순자산이 전년대비 995억 원 증가했다. 공익사업 부문에서 1472억 원이 유입된 반면 지출 규모가 185억 원에 그쳤다. 수익사업에서는 지출이 1조 2989억 원으로 수입(1조 2697억 원)을 초과했다.

삼성그룹 또 다른 재단인 삼성문화재단도 공익사업으로 415억 원이 유입됐으나 집행된 금액은 109억 원이다. 수익사업에서 지출이 수입을 초과한 가운데 순자산이 296억 원 불어났다.

대림학원도 순자산이 142억 원 증가했다. 공익사업 부문에서 823억 원이 유입됐으며 이 가운데 680억 원을 지출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도 공익사업에서 수입이 지출보다 컸다. 이 밖에 LG연암학원, LG연함문화재단, 북일학원, 두산연강재단, 세화문화예술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태성문화재 등이 공익사업에서 수입보다 지출이 적었다.

반면 정석인하학원, 롯데장학재단, 목암생명과학연구소, LG상록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5곳은 공익사업 지출이 수입을 초과했다.

정석인하학원은 공익사업에서 6345억 원을 확보한 가운데 이보다 많은 6423억 원을 지출했다. LG상록재단도 공익사업 수입이 163억 원에 그쳤으나 213억 원을 지출했다. 이들 재단은 이로 인해 순자산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상위 20개 손익 현황
<2016년 12월 결산 기준>

◇평균 부채비율 31%...일부 무차입 경영

순자산 증대와 맞물려 부채비율은 비교적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산 상위 20개 재단 부채총계는 2조 1632억 원, 순자산은 7조 5925억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들 공익재단의 부채비율은 약 28% 수준으로 추산됐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재단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이었다. 자산 총계가 약 1조 90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86%에 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등재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부채비율이 52%를 기록했다.

정석인하학원(36.5%), 일주학술문화재단(29.8%), 목암생명과학연구소(21.3%) 등은 30% 안팎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는 재단도 눈에 띄었다. 아산나눔재단은 약 6200억 원의 자산총계 가운데 부채가 24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0.4%에 불과했다. 포스코교육재단과 태성문화재단, 롯데삼동문화재단 등도 사실상 부채가 없었다.

부채비율 상위 20개 재단
<2016년 12월 결산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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