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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무너지지 않는 500%대 RBC비율 장기적·보수적 자산운용 뚝심…강화된 기준 역설적으로 유리하게 작용

신수아 기자공개 2017-11-14 11:11:18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4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이 업계 최고 수준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500%대의 RBC비율을 보유한 보험사는 국내에서 ING생명이 유일하다. 이는 실질적인 보험부채를 대비해 오랫동안 장기채권 중심의 운용전략을 펼쳐 온 뚝심과 금융당국의 새로운 RBC비율 산출 기준이 빚어낸 절묘한 결과다.

함영중 ING생명 IR부문장(상무)은 지난 13일 2017년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자기자본이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9월 말 기준 RBC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5%포인트 증가한 502%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말 기준 국내 시장에서 500%대의 RBC비율을 기록한 생명보험사는 ING생명이 유일하다.

지난 2분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ING생명의 지난 6월 말 기준 RBC비율은 523%. 당시에도 500%대의 RBC비율을 가진 보험사는 ING생명 뿐이었다. 현재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의 RBC비율도 300%대다. 보험은 상품의 특성상 장기 안정성이 중요하다. 이를 나타내는 경영지표 중 하나가 바로 RBC비율이다. ING생명의 경쟁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언뜻봐서는 이해가 안되는 구절이 있다. RBC비율 산출식의 분자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감소했는데, RBC비율은 무려 155%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황 전무는 IR에서 이에 대해 "ING생명은 본래 유럽기준으로 듀레이션 관리해왔고, 새로운 RBC비율 기준에 따라 요구자본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이는 금융감독원이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 산출 기준을 강화하며 빚어진 역설적인 결과다. 현재 보험 업계는 강화된 자본 확충 기준과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RBC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NG생명은 사뭇 반대되는 모습이다. 오히려 RBC비율이 급증하며 여유로워보이기 까지 한다.

RBC_산출

일반적으로 RBC비율의 산출식(: 가용자본/ 요구자본*100%)에 따라 가용자본이 늘거나 요구자본이 줄면 그 값이 늘어난다. 이때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에는 보험·금리·시장·신용·운용리스크 등의 값이 수치로 환산되어 반영된다. 요구자본은 사실상 총리스크에 해당한다.

금융 당국의 기준 강화로 크게 영향을 받는 리스크 중 하나가 바로 금리리스크(금리위험액)다. 금리위험액은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차이(갭, gap)가 클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화할 때 자산·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현재 각 보험사들은 이 갭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일반적으로 부채 듀레이션을 줄이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자산의 듀레이션을 늘려 격차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ING생명은 본래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기존 지급여력제도에서는 보험부채의 잔존만기를 최장 20년 이상으로 계산하도록 했으나, ING는 실질적인 보험 부채의 잔존만기가 더 길다고 판단해 실질적인 리스크 대비에 나섰던 것이다. 쉽게 설명해 자산의 잔존만기가 제도상 20년을 기준으로 하는 부채의 잔존만기보다 길어서 자산·부채 듀레이션간 갭이 커졌다. 이는 제도의 한계로 ING생명의 금리위험액은 오히려 커지는 일종의 착시효과 였던 셈이다. 이로인해 ING생명은 당시 RBC비율 산출에서 역설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했던 상황이다.

그런데 당국이 기준을 강화하며 보험 부채의 잔존만기를 최장 30년으로 늘렸다. 부채 대비 상대적으로 자산 듀레이션이 길었던 ING생명의 경우 부채 듀레이션이 늘어나며 자연히 갭이 축소됐다. 이는 금리위험액의 감소로 이어졌고 요구자본(분모)이 줄어들며 RBC비율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ING생명은 새로운 RBC산출 기준을 올 2·3분기에 대부분 적용했다. 실제 지난 2분기 ING생명은 새 기준을 적용하며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은 -0.89년으로 축소, 금리위험액이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기존 기준이 적용됐던 지난해 상황과 비교해 200%포인트 이상의 RBC비율이 급증할 수 있게됐다.

자본 적정성을 중시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2020년 말까지 ING생명은 400% 후반대의 RBC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황 전무는 "감독원이 발표한 RBC 산출기준 강화는 2분기와 3분기 RBC에 대부분 조기 반영했다"며 "높은 자본력은 요구 자본량이 큰 보장성 신계약의 성장과 수익률 제고를 위한 대체투자자산 확대에 적극 활용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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