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15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2015년 3월 지분 절반을 한샘드뷰연구재단에 출연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분가치는 4400억 원에 이른다. 한샘드뷰연구재단은 조 명예회장이 2012년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조 명예회장은 발표 즉시 1017억 원어치를 증여했고 지난 5월 2155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이번 증여로 한샘드뷰연구재단은 조 명예회장(15.45%)을 잇는 한샘의 2대주주(5.52%)로 올라섰다. 조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경영과 지분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주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 세 딸은 모두 지분율이 1% 안팎에 그치고 등기임원도 맡고 있지 않다. 회사는 전문경영인인 최양하 회장이 이끈 지 오래됐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소유는 법인이 맡는 구도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 지배구조는 최근 언론과 학계,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그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주주의 전횡과 편법 승계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자 아예 그 연결고리를 끊어버리자는 것이다. 우량 기업이 2세, 3세를 거치며 망가진 사례가 적잖은 것도 사실이다.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 합법적인 울타리 안에서 최대의 경영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게 정답이다. 많은 패착이 있었음에도 후대로 이어지는 막강한 지배력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키워 낸 원동력 중 하나였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임기가 짧은 전문경영인은 중장기 계획보다 단기 성과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지배구조가 마치 이상향으로 떠오른 이유는 그만큼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 2세 경영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재단이 대주주로 정착한 대표 기업은 유한양행 정도가 전부다.
선례가 없는 만큼 우려도 상존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포스트 최양하 체제'에 물음표를 던진다. 한샘은 창업주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아직 겪지 못했다. 리더를 공정하게 발탁하는 시스템과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가지 않은 길을 택한 한샘이 지배구조의 새 길을 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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