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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1인 출자, 삼성·LG와 다른 재단 운영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현대차그룹]①현대차정몽구재단, 수익사업 활동 없어…이사회서 총수일가 배제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28 08:33:44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게 2007년은 시련의 계절이었다. 총수인 정몽구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의 혐의로 항소심서 징역과 집행유예를 선고 받는다. 당시 정 회장은 사회 환원을 약속하고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설립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의 공익재단 사업 시작이었다.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은 2011년 '현대차정몽구재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연간 약 200억 원을 문화예술, 사회복지, 대학생학자금 대출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4대 그룹 가운데 비교적 역사가 짧고 출자 구조가 단순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10년 남짓한 세월을 보냈다. 삼성과 LG, SK 등이 운영 중인 공익재단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산 출연도 총수인 정몽구 회장 1인 기부라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또 다수 대기업이 여러 재단을 거느리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유일하다.

◇정몽구 회장, 글로비스·이노션 8500억 자산출연

현대차정몽구재단의 총 자산은 2016년 12월 현재 8273억 원이다. 주요 대기업이 운영 중인 재단 가운데 삼성생명공익재단(2조 1066억 원), 아산사회복지재단(1조 9513억 원), 정석인하학원(1조 673억 원) 다음으로 많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주식 출연 현황

자산은 사회 환원을 약속한 정 회장의 출자로 마련됐다. 정 회장은 2013년까지 모두 8500억 원을 출연했다. 재단 설립 첫해 600억 원을 시작으로 2008년 300억 원, 2009년 600억 원, 2011년 5000억 원 등 5차례 걸쳐 6000억 원을 출연했다. 출연 자산은 글로비스 지분 12%이다. 이어 2013년 2차례에 걸쳐 2500억 원의 이노션 지분 20%를 출연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출연 받은 주식 가운데 일부를 매각해 재단 활동에 투입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4.45%, 이노션 9%로 각각 감소했다. 주식을 처분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장기금융상품으로 예치해두고 있다.

◇수익사업 지출·공익사업 수익 ‘제로'

현대차정몽구재단 손익을 살펴보면 지난해 수익사업에서 227억 원이 유입됐으며, 공익사업으로 197억 원이 지출됐다. 장부상 29억 원이 남았으며 순자산으로 쌓았다. 2016년 12월 현재 순자산은 8269억 원이다.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한 공익사업에서 수입이 전혀 없었으며 수익사업에서 지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재단 차원에서 수익사업을 위한 별도의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배당과 이자소득 등으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이 고유 목적사업 지출을 메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몽구재단 수입 지출

이는 삼성생명공익재단, LG연암문화재단 등 대기업 소속의 공익재단이 적극적인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성격이 비슷한 LG연암문화재단의 경우 아트센터 등 문화시설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 활동은 저소득층 지원이 주를 이뤘다. 작년 공익사업 비용이 197억 원이다. 이 가운데 목적사업 지출이 176억 원을 차지했다. 세부 내역은 문화예술사업 23억 원, 저소득 교육지원 70억 원, 사회복지사업 13억 원, 대학생학자금 대출 6억 6000만 원, 공공의료지원 39억 원 등이다. 주로 저소득 교육지원과 공공의료에 많은 지원이 이뤄졌다.

◇이사진 전원 외부인 구성...정·재계 다양

이사진 구성도 다른 대기업과 차이를 보였다. 총수일가가 이사장을 맡거나 구성원으로 일체 활동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재단 설립 후 이사장 자리를 한번도 맡지 않았다. 초대 이사장을 이희범 씨가 맡았다. 2012년부터는 유영학 전 보건복지부차관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도 이사회 활동을 일체 하지 않는다. 다만 김용환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부회장이 현재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손지열 김앤장 변호사 등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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