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은행 고객, 헤지펀드 성과보수 無 '돈 안되네' 우리은행 판매 헤지펀드 성과보수 없어...채권형펀드 편식도 해결과제

최은진 기자공개 2017-11-28 11:47:54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헤지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수익성에 당장 큰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성과보수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시키고 수취하는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고객 특성 탓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권형 상품 중심으로만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은행권 중 가장 적극적으로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성과보수가 없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교보증권의 헤지펀드인 레포펀드를 1조 2000억 원 어치 팔았지만 모두 성과보수가 없다. 일부 증권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같은 전략의 상품은 성과보수가 있다.

헤지펀드가 일반 공모펀드와 차별화 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성과보수. 하지만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아직 성과보수 체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은행들도 자사 고객들의 특성을 인지하고 운용사에 성과보수 없는 형태의 상품을 공공연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주력으로 투자했던 공모펀드에서 야기된 학습효과 때문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운용보수와 판매수수료만 내면 수익 전부를 고객이 챙길 수 있었다.

헤지펀드는 성과에 대한 이익을 고객과 운용사가 공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성과보수로 인해 고객 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채권형 펀드의 경우 목표수익률이 2~3%대로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성과보수에 대한 저항이 더 심할 수 밖에 없다.

교보증권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은행 고객들에게는 성과보수가 없는 형태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교보증권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도 성과보수가 없는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실제 교보증권은 은행을 기반으로 수탁고를 대거 늘리며 업계 1위 사업자로 도약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보수를 수취하지 못한데 따른 타격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은행 고객들은 성과보수 상품을 경험해본 바가 없기 때문에 이를 수취하는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 확보를 위해 차츰 성과보수 상품으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헤지펀드 판매가 당장 운용사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상품 라인업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판매되고 있는 헤지펀드 대부분이 채권형 상품이다. 주식형 헤지펀드를 판매하더라도 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4월 판매한 비전운용의 주식형 헤지펀드는 10억 원 가량의 자금이 모이는데 그쳤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주식형 헤지펀드 역시 크게 흥행을 일으키지 못했다. 아직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주식형 헤지펀드에 신뢰를 보이지 못한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헤지펀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첫 상품으로 채권형 헤지펀드를 주목하고 있다. 우선 안정형 상품 중심으로 공급하고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 주식형 상품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채권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 수수료나 보수가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운용사 입장에서는 큰 돈이 안된다.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져야 운용사의 수익성도 확대될 수 있지만,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한 시중은행에 주식형 헤지펀드를 판매해 봤지만 고객 성향이 지나치게 안정적이기 때문에 자금을 모으는데 난항을 겪었다"며 "고객 성향이 한순간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이 라인업 되고 자금 모집에 나서기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