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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패러다임 전환, '파괴적 혁신'이 살길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금리인상·소득주도성장 복병, 조직문화·의사결정 변화 서둘러야

이상균 기자/ 박창현 기자/ 박상희 기자공개 2017-11-29 08:46:01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8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전환기. 세계 경제가 바야흐로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유동성 축소에 나섰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저금리·유동성 시대가 종말을 고하면서 전혀 새로운 기업환경과 마주하고 있다.

사회_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 사회를 맡은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국내 경제는 최근 7년래 최대 경제성장률 실현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또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중심의 소득 성장 전략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경영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전환기 기업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짜고 대응해야 하는가. 더벨은 28일 '대전환기 2018년 경영전략'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정세 변화와 경제 동향을 살펴보고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글로벌 경제, 내년에도 안정적 성장"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은 현재 수준인 3.6%가 최대치로 분석된다"며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는 국가는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등 일부에 그치는 등 전반에 걸쳐 완만한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는 수요(소비) 증가가 아닌 공급량(생산량) 조절 요인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의존이 큰 한국은 공급 물량 증가가 거의 없는 가운데 가격상승으로 수출액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계기업을 정리한 업종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김일구 센터장은 "기업 신용평가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경영이 최근처럼 안정적인 상황인 것은 처음 본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레버리지로 기업을 키우다가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이 사라지면서 경영 환경에 악재가 될 만한 변수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경기선행지수가 여름부터 확장기에 접어들어 후반에는 정체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했다. 제조업 생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금리상승 때문에 소비는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세계 GDP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는 국가 별로 확장과 정체 국면으로 갈렸다. 중국과 브라질 경제는 확장 국면인 반면 인도와 러시아는 제자리를 걷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은 양분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 한국, 영국, 캐나다, 중국 등은 기준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로존과 일본은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국내 금리 스프레드는 향후 금리 인상을 선반영 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내년에 2번 정도 금리가 인상된다 해도 스프레드가 최대 30~40bp 정도 오르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 구조적 소비증가로 이어질 것"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론이 현재 한국경제의 소비 감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노동소득 분배율의 상승효과가 투자와 순수출 감소폭보다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 효과는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인 내수 성장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총공급(생산)이 아닌 총수요(지출) 부족 현상에 직면해 있다"며 "총수요를 구성하는 요인 중 하나인 가계소득 하락으로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수요는 소비, 투자, 순수출 등을 합산해 계산한다. 노동소득 분배율이 개선될 경우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투자와 순수출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 교수는 이 같은 원칙이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노동소득 분배율이 하락하면서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며 "그렇다고 투자와 순수출이 크게 늘어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라며 "이는 소득 증가가 수요 확대 촉진에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우리나라의 투자 수준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확대 여력이 많지 않다"며 "세계 경기에 의존하는 수출도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소득 증가를 통한 분배 개선이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소득주도 성장을 단기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인 내수 성장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근로장려세제, 실업보험 3박자 조화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 △공교육 혁신으로 교육비 인하 △세제 개편을 통한 기업소득의 환류 유도 △출산율 제고, 획기적 인구 대책 수립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주 교수는 "향후 인구 감소로 예상되는 내수 침체와 핵심 노동력 부족 현상은 분배 악화보다 더 큰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10~15년간 국가부채비율 증가를 감수해서라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서 총수요를 늘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계 직면한 성장모델, 파괴적 혁신 필요"

이동석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본부장은 "새로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 국내기업들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기업들 스스로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과거 국내기업들의 성장 요인으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과 △성장동력이 된 중국 △신속한 하향식(Top-Down) 의사결정 등을 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글로벌 환경 변화와 융복합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이 전략들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기술의 빠른 변화와 산업구조의 급격한 재편, 국가간 복잡한 갈등 등 국내외 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뒤쫓아만 가는 전략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자체적인 기술혁신을 이루기 어렵고, 모든 포트폴리오에서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중국 사이 낀 '샌드위치 현상' 또한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전자·정보통신과 △의료 △바이오 △기계 제조 △에너지 △건설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기술 격차가 1~2년 내로 좁혀진 상황이다. 항공 기술 분야의 경우 중국이 한국을 앞지른 지 오래다. 전 부문에 걸쳐 중국이 매섭게 기술 추격을 해오는 상황에서 중국에만 의존하는 수출 구조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 본부장은 국내기업이 변곡점에 선 만큼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현재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집중화(Focused)된 M&A 전략 △조직문화의 파괴적 혁신을 주문했다.

이날 포럼에는 기업체 및 금융회사, 유관단체 임직원 18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행사장전경2_경영전략포럼
<11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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