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0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밥솥명가 쿠쿠가 렌탈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체된 국내 밥솥 시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다달이 현금이 들어오는 렌탈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오너 2세 구본학 쿠쿠 대표는 아예 렌탈사업체 쿠쿠홈시스 대표로 옮겨가 팔을 걷어부쳤다. 현재 렌탈 주력상품은 정수기. 앞으로는 제품 기술력을 무기로 소형 냉장고, 세탁기까지 내놓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쿠쿠의 용기가 반갑다. 하지만 쿠쿠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미 렌탈시장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오랜 업력으로 덩치를 키운 코웨이는 '넘사벽'이다. 제품 판매 후 관리에 베테랑인 '코디' 조직을 기반으로 서비스 해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쿠쿠는 홈쇼핑으로 판매를 급히 늘리는데 주력한 탓에 벌써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으로 무장한 대기업들도 경쟁하기 버거운 상대다. LG전자는 정수기뿐 아니라 청소기, 건조기, 스타일러에 이어 주방기기까지 렌탈군을 늘려가고 있다. SK매직도 모회사 SK네트웍스의 지원에 힘입어 SK렌터카와 시너지를 누리며 가전제품 렌탈을 확장했다. 그 틈에 렌탈 강자로 꼽혔던 청호나이스나 교원 역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제조와 렌탈은 본질적으로 성격이 크게 다르다. 쿠쿠의 강점으로 꼽혔던 제조 기술력이 렌탈에서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렌탈료가 따박따박 현금으로 들어오니 안정적인 장사가 가능할 것 같지만 이는 곧 양날의 칼이다. 초기에 회사가 제품 제조비용을 대량으로 떠안아야 한다. 반면 수익은 매달 조금씩 나뉘어 들어온다. 그마저도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면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 때문에 무작정 판매 계정 수를 늘린다 해도 이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직수형 정수기 렌탈로 히트를 친 LG전자도 사실 사후 서비스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와 비슷한 밥솥 제조업체 쿠첸도 몇해 전 렌탈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렌탈 판매를 중단했다.10%대의 렌탈 영업이익률이 구미가 당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제조업체들이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운 이유다.
1일 쿠쿠전자 주식은 회사 분할기일을 맞아 거래 정지에 들어갔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신성장 동력이 될 렌탈사업을 별도 회사로 분할해 전진배치했다. 렌탈이 쿠쿠의 약진을 가능케할 묘수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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