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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존재감, KRX '난감' 자금이탈 우려에 전전긍긍…"투자자 보호 감안 시 IPO 어려워"

민경문 기자공개 2018-01-17 10:25:4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1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성장을 한국거래소(KRX)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거래량만 보면 이미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한 수준을 넘어섰다. 정부 방침이 전면 폐쇄에서 점진적 규제로 바뀌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기세다. 증시 자금 이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KRX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IPO도 외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 보호 이슈를 고려하면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 중 1,2위를 다투는 빗썸의 지난달 하루 거래량 6조 5000억 원을 찍었다. 국내 35개의 암호화폐 거래소 물량을 합치면 이보다 훨씬 커진다. 코스닥과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3조 원과 4조 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히 폭발적 성장이다. 거래량과 비례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한때 암호화폐 거래소 전면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금으로선 순차적 규제 방안이 유력하다. '과세'를 위해선 결국 거래를 일정 부분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법의 사각지대를 넘나들며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KRX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코스닥 지수는 랠리를 지속하고 있지만 암호화폐만 아니었으면 더욱 오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주춤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주식시장의 자금 이탈을 우려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급등한 코스닥 종목 일부가 가상화폐 연관주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암호화폐 자체가 하나의 '테마'로 등극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거래소의 기업공개(IPO)는 가능한 얘기일까. 당장은 버는 돈이 많아서 IPO 의지가 높진 않아 보인다. 다만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상장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일부 재무적투자자(FI)를 중심으로 프리IPO(상장 전 자금 유치) 작업이 이뤄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건만 맞으면 상장을 안 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업들에 대한 코스닥 상장 특례 제도를 마련키로 한 KRX다. 80%대의 영업이익률을 고려하면 수익성 지표는 거래소 기준에 '넘치는' 수준이다.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밸류에이션도 KRX가 거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KRX가 가상화폐 거래소의 IPO를 용인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24시간, 365일 거래되는데다 변동폭도 제한이 없다.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의 버블 논란을 KRX가 떠안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지원 KRX 이사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거래소는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제도권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KRX 입장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은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꼴'"이라며 "투자자 보호 등 각종 명분을 내세워 IPO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만약 국내 상장이 어려울 경우 해외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며 IPO를 둘러썬 KRX의 방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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