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호반, 재건축시장 + 해외진출 '두마리 토끼 잡는다' [대우건설 M&A]주택전문 건설사 한계 벗어나 종합건설사로 도약위해 M&A 집중

김경태 기자/ 이명관 기자공개 2018-01-19 08:42:3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8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지분 분할 매각을 제안할 만큼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3위 호반건설이 3위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설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재건축, 재개발 시장 진출을 위해 대우건설의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를 노리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주택사업에 집중된 호반건설의 포트폴리오를 해외와 토목으로 다변화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푸르지오' 브랜드 앞세워 도시정비사업 공략

호반건설은 호남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영역을 넓힌 주택전문 건설사다. 김상열 회장의 철학처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 결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공동주택용지를 내놓으면 수많은 계열사들을 동원해 '벌떼입찰'을 했다. 땅을 사들인 후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는 자체사업을 벌였다. 덕분에 단순 시공에 매달리는 건설사보다 수익성이 높았다.

호반건설은 최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공공택지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서울과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가 노후화되면서 도시정비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4년부터 대형건설사에서 재건축 경험이 있는 인력들을 수혈하고 있다. 최초로 성과를 낸 것은 2016년으로 성북구 보문 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3월에는 양천구 신정2-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장이 됐던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주택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탓이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노리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우건설은 자체 브랜드 '푸르지오'를 내세워 7년 연속 국내 주택공급 1위에 올랐다. 도시정비사업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이 주축이다. 지난해 입주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과 '용산 푸르지오 써밋', 현재 공사중인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과천 주공 7-1단지와 1단지, 신반포 15차 등 6곳에 적용됐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재 자체 브랜드 인지도로는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실적도 양호하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 3조 1286억 원, 영업이익 52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5805억 원의 90%를 주택사업에서 벌어들였다.

건설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푸르지오'는 도시정비사업, 기존 브랜드 '베르디움'은 지방과 임대사업에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개의 브랜드를 유지하되, 별도로 운영하는 전략이다. 임대사업은 부동산 경기 흐름과 별개로 꾸준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본격적으로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위례신도시 북부지역에 일반분양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임대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대우건설 등에 업고 해외 진출 '포트폴리오 사각화'

호반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주택사업에 쏠려 있는 현재 사업 구조로는 다가오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정부가 택지공급을 줄이면서 자체사업 추진도 쉽지 않다.

호반건설이 선택한 카드는 인수합병(M&A)이었다. 스카이밸리 컨트리클럽(CC),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KBC광주방송, 퍼시픽랜드를 인수하며 레저사업 확대에 나섰다.2016년에는 울트라건설(현 호반건설산업에 흡수합병)을 인수했다. 건축과 토목사업 진출을 위해서다.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호반건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종합건설사로 도약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중동,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사장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시공실적을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도 대형 공사를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7월 스페인의 설계·조달·시공(EPC) 업체인 테크니카스레우니다스(TR)와 협력해 두쿰 정유시설 공사(Duqm Refinery)를 수주했다. 사업 규모는 27억 5000만 달러(약 3조1000억 원)에 달했다.

대우건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1970년대 후반 에콰도르 도로 공사를 수주하며 해외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이후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중동 등 전세계 각 지역에 진출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1990년대 후반 트럼프 대통령과 협업해 '뉴욕 트럼프 월드타워'를 지었다. 대우건설은 국내에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트럼프월드'란 이름을 활용해 주택 분양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서울 여의도 트럼프월드와 용산 트럼프월드가 대표적이다. 현재도 미국 뉴욕법인을 통해 유력 인사들과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