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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매각 시도 톱텍,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유지될까 오너 엑시트 추진으로 신뢰도 저하…공급비중 축소 가능성

이경주 기자공개 2018-01-23 08:22:01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13: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톱텍 오너가 SK텔레콤에 경영권 매각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대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의 미묘한 관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원청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납품사인 톱텍의 최대주주 변동 가능성을 리스크로 판단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톱텍 의존도를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톱텍은 SK텔레콤으로의 경영권 매각설이 나오자 이달 15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같은 날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하루만인 같은 달 16일 "추진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번복하자 톱텍도 뒤따라 미추진 공시를 냈다.

딜 무산도 타격이지만 오너의 경영권 매각 의지가 공식화 돼버린 된 것이 톱텍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에선 이 회장 일가가 보유 지분 46.1%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파악한다. 이 회장 지분 29.94%, 이 회장의 죽마고우 방인복 톱텍 사장 9.12%, 이 회장의 부인 김경분 씨 7% 등이다.

업계에선 이번 딜을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톱텍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톱텍 품질이 달라질 수 있는 리스크 또한 공식화 돼 버렸기 때문이다.

국내 장비업계에선 오너의 존재가 곧 품질로 이어진다. 기업 역사가 길어야 20~30년이기 때문에 시스템보다는 오너의 기술이나 기업관이 제품 품질을 좌우한다. 때문에 원청업체도 하청업체 오너를 신뢰하고 발주할 때가 많다. 톱텍 역시 같은 케이스다.

톱텍은 이 회장과 그의 고교동창 방인복 사장이 밑바닥부터 일군 공장 자동화설비(FA) 기업이다. 두 사람은 고교졸업 후 같은 장비회사(태성ENG)에 입사해 엔지니어 역량을 키우다 1992년 톱텍을 공동창업 했다. 2007년 30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6년 4000억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만 매출이 1조 원이 넘는 광폭 성장을 이뤘다.

작년 성과는 삼성디스플레이 덕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톱텍으로부터 FA장비 위주로 공급받아 왔지만 작년엔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톱텍에 라미네이터라는 공정장비까지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톱텍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이다. 그만큼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이 회장 뿐 아니라 공동창업자 방 사장까지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톱텍과 파트너십 유지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M&A시장에선 하청업체의 경영권 매각 딜이 원청업체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그만큼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오너십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중순 산업기계·자동화설비 제조업체 '오토텍'은 김석곤 대표가 연초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고객사의 반대 때문에 딜을 접었다. 김 대표는 국내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에 회사 매각을 타진했었다.

하지만 주요 고객사인 성우하이텍이 오토텍 최대주주 변경을 리스크로 판단, 결국 딜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우하이텍은 오토텍 주인이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로 바뀔 경우 품질 경쟁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했다. FI들이 연구개발(R&D)보다 현금창출이나 배당을 우선시할 것이란 선입견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리스크 최소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톱텍 의존도를 낮춰갈 것이라고 관측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기업인과 그 회사를 과거와 같이 신뢰할 순 없을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톱텍 경쟁업체로 물량을 이관하면서 리스크 최소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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