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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 5조 '도전과 한계' [공유경영 시대]④사회성과 '정량화' 첫 시도, "재무성과 의존 커" 지적

박창현 기자공개 2018-01-30 07: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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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가 기업경영의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산업정책인 상생·혁신과 일맥상통한다. 이윤추구와 사회적 가치를 접목하는 개념이다. 나눔과 기부 활동에 집중했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을 넘어서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로의 이동이다. 확산되는 공유경제에 발맞춘 국내 기업들의 '공유경영' 움직임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5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도전적인 성과 수치를 내놨다. 용어도 생소한 '사회적 가치'가 그것이다. 전체 경제 성과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몫이 얼마인지를 정량화해 '숫자'로 내놨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 원칙이 현실화된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계열사별 '사회적 성과' 산출을 지시한 만큼 측정 모델 만들기에 그룹 전체가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사회적 성과 측정 모델은 사실상 재무 성과에 좌우되는 측면이 강해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최 회장이 지시한 더블 바텀 라인 경영 원칙을 실행하고자 선도적으로 움직였다. 조직 개편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반도체 사업 특성을 반영한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 구축에도 박차를 가했다. 사회적 가치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량화된 지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사회적 가치를 정량화하는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먼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룹 사회공헌위원회와 외부 전문가, 교수들이 검증단으로 참여했다.

긴 논의 끝에 나온 평가 지표가 △비즈지니스 기반 사회성과와 △사회공헌 사회성과 △경제적 사회성과였다. 비즈니스 기반 사회성과는 반도체 생산 과정과 제품, 서비스를 통해 창출되는 성과를 말한다. 임금과 세금, 이자, 배당 등 국가 경제 활동에 기여된 부분은 경제적 사회성과에 포함됐다. 봉사 활동과 기부금은 사회공헌 사회성과로 산출됐다.

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측정 결과 지난해 1~3분기까지 총 5조 1521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거둔 당기순이익(재무성과)의 69%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제적 사회 성과 평가금액이 4조 629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비즈니스 기반 사회 성과와 사회공헌 사회 성과는 각각 4590억 원, 635억 원으로 측정됐다. 경제적 사회 성과를 더 뜯어보면 임금(2조 2501억 원)과 법인세(1조 8596억 원) 비중이 높았다. 두 항목을 더하면 전체 사회적 가치의 80%를 차지한다. 배당과 이자는 5199억 원으로 집계됐다.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측정 도전은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해 6월 '확대경영회의' 때까지 최 회장에게 사회성과 측정 결과를 보고해야만 한다. 사회성과 측정 모델 구축이 모든 계열사 CEO들의 당면 과제가 된 셈이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SK하이닉스식 측정 방식은 다른 계열사들에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사회적 가치에서 재무적 성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차별화된 지표가 맞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가 그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의 대부분이 경제적 사회 성과다. 임금과 법인세, 배당, 이자 수익 등이 사회적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논리라면 굳이 복잡한 측정 모델을 만들 필요도 없다. 기업 규모와 영업이익 순으로 줄을 세우면 사회적 성과 창출 기업 순위가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보다 사회적 기여가 크다는 자체 방어 논리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계열사들 또한 정성적 평가항목으로 차별성을 두기 어려운 만큼 결국 경제적 성과 창출에 매몰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한계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쓴 재무회계기준 조차 정착되는데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가치 측정 모델도 확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보완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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