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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 긍정적이기만 한가

한형주 기자공개 2018-01-29 09:26:5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6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는 지난 이틀 동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를 만큼 국내 가구·인테리어 및 M&A업계 핫 이슈였다.

한편으론 신세계 같은 대형 전략적투자자(SI)가 시너지가 예상되는 기업을 인수할 때 어느 정도까지 과한(?) 프리미엄을 용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시사점을 남겨준 거래라고 본다. 까사미아 인수가에 반영된 EBITDA(2016년 기준) 멀티플이 무려 14~15배에 이르렀기에 하는 말이다. 일반적인 M&A 거래에서 통용되는 배수는 물론, 최근 MBK파트너스의 이랜드 모던하우스(12.3배) 인수 등 유사 사례에 비춰 봐도 유례 없는 고밸류다. 24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후 증권가에서 "시너지 효과가 커 보인다"면서도 "인수 가격은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비싸게 샀다는 의견이 중론인 것은 확실하다.

신세계의 복안은 이렇게 해석된다.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의 연 매출이 약 2500억 원. 조만간 자회사로 편입할 까사미아는 1000억 원가량 되니 합산 매출 기준으로 모던하우스(3000억 원대)를 제치고 업계 1위에 등극한다. 유사 사업이라 해도 자주는 라이프스타일숍, 까사미아는 가구에 각각 비중을 두고 있어 둘을 합치면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이 리바트를 인수(2012년)해 일찌감치 홈퍼니싱 사업에 진출한 것도 좋은 자극제다. 게다가 인수 대상인 까사미아 경영권 지분(92.35%)은 비싸봐야 2000억 원이 안된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살펴 보니 인수 주체인 ㈜신세계도 두둑한 현금 보유자는 아니다. 연결 현금성자산은 1300억 원 수준.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살 게 아니라면 외부 조달이 불가피해 보인다. "까사미아를 5년 내 매출 4500억 원, 2028년까지 1조 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24일자 신세계 보도자료)"이라지만, 이를 접한 증시 반응도 시큰둥하다. 신세계 주가는 이틀 연속 내림세.

흔히 가구 및 홈퍼니싱 부문을 논할 때 주로 언급되는 플레이어라 하면 모던하우스, 한샘, 이케아 정도를 꼽는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보여도 까사미아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게 사실이다. 현대백화점의 품에 안겨 고급 이미지를 얻고 매출이 늘어난 리바트처럼 까사미아의 사세 확장 시나리오도 유효해 보이나, 그 때까지 신세계가 해야 할 일은 많다.

세계 1위 가구업체 이케아의 한국 시장 진입 이후 무한 경쟁이라 할만큼 치열해진 영업 환경. 전통적으로 유통업만을 영위해 제조 분야에 특화된 노하우가 없는 신세계가 레드오션화 돼 가는 사업에 뛰어 들었을 때 과연 승산이 있느냐에 의문 부호가 찍힐 법도 하다.

'정유경의 첫 M&A 시험대', '유통 빅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홈퍼니싱 각축', '제2의 이케아 신드롬'. 벌써부터 신세계가 시장에 대단한 임팩트를 줄 것처럼 바라보는 시각들에서 성급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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