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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본규제 도입, 깊어지는 기업은행의 고민 바젤Ⅲ·IFRS9, 중기대출 확대 저해 우려

윤지혜 기자공개 2018-02-02 15:54:0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1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달라지는 자본규제 개편으로 IBK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젤Ⅲ 도입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9) 시행 등으로 올해 기은의 경영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기은의 금융 포트폴리오 특성상 타은행에 비해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하락 등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은행의 성장과 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난제에 부딪히게 됐다. 김도진 행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중기대출 확대 원년의 해로 삼고 중기금융 1위를 수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자본규제 도입에 대비하는 기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우선 가장 먼저 우려하는건 바젤Ⅲ에 따라 보유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기존 100%에서 300%로 상향조정된다는 점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질 경우 자본적정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군다나 기은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BIS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작년 9월 기준 기은의 BIS 비율은 14.2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타행 업종 평균은 약 15.40% 수준이다.

중기대출 확대라는 목표에 전력을 다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지금보다 BIS비율이 더 낮아질 경우 대출 여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고민이 생긴다. 중기대출에 대한 공격적 확대와 건전성 지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김 행장도 작년부터 각 유관부서에 대응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IFRS9 시행은 좀 더 복잡한 상황을 야기한다. IFRS9에 따르면 주식 매각차익은 기존 당기순이익이 아닌 이익잉여금으로 잡힌다. 당기순익과 이익잉여금 모두 자본 계정으로 잡혀 회계장부상 문제는 없지만 어찌됐건 은행 입장에서는 주식 차익으로 얻을 수 있는 비이자이익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이는 기은이 보유한 KT&G 주식 처리방안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은은 원래 KT&G 보유 주식 951만485주(지분 6.93%)를 2017년까지 전량 매각키로 했는데 작년 말 이사회에서 이를 철회했다. 당시 기은은 주식 보유에 따른 자기자본비율 하락 가능성을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매각을 철회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확충이 필요할 경우 KT&G 지분을 일부 매각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 지분을 매각하게되면 바뀐 IFRS9에 따라 대규모 차익이 이익잉여금으로 넘어가게 된다.

무엇보다 당기순익의 감소는 배당성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은은 은행 가운데에서도 배당성향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기은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성향은 30% 안팎이었으나 올해 34%까지 목표로 보고 있다. 그간 견조한 배당여력이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지만 앞으로는 배당정책과 목표를 세울 때 바뀐 회계기준도 고려해야 한다.

기은 관계자는 "BIS비율은 장기간 축적된 기은의 숙제였는데 새로운 규제 도입에 따라 고려해야 할 게 많아졌다"며"은행 정체성인 중기대출에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하려면 자본규제로 약화되는 유동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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