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05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년 인터뷰를 위해 우리은행 본사 WM그룹을 찾았다. 가장 눈길을 끈 건 '2018년 자산관리 리딩뱅크로 도약하자'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었다. 지난해에만 해도 그 자리에는 '2017년을 자산관리 원년으로 삼자'는 구호가 걸려 있었다. WM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1년 만에 선두 등극을 목표로 삼게된 배경이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졌다.올해 초 WM그룹장으로 취임한 정종숙 WM그룹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우리은행이 WM 리딩뱅크가 되기 위한 전략으로 '법인 자산관리 시장 개척'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액자산가 영업 기반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법인 예·적금과 유휴자산을 자산관리 자금으로 유치해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요지였다.
정 그룹장은 우리은행 내에서 중소기업 여신 등 기업금융에 특화된 전문가로 꼽힌다. 영업본부장 시절 법인 고객을 자산관리 고객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을 통해 핵심역량지표(KPI) 3회 연속 1위라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본인의 경험을 활용해 법인 네트워크가 있는 RM과 자산가를 관리하는 PB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법인 고객 기반이 탄탄한 것도 우리은행이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1조 5110억원 기록했다. 방카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판매량이 늘어난 건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미미했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량도 지난해 8조 5691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고수익 추구 상품 판매는 미진한 편이지만 법인이 선호하는 안정형 상품 실적은 시중은행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법인 자산관리 시장 개척이 우리은행 만이 내세운 목표는 아니다. 시중은행 중 WM 비즈니스에서 가장 존재감이 크다고 평가 받는 신한은행 역시 법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RM 출신 PB팀장을 배치하고, 법인 영업에 주력하는 '프런티어 PB팀장'을 대폭 늘리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애초에 RM-PB 협업을 진행해 왔다는 입장이지만 활성화를 위한 명확한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
인력과 상품 경쟁력에 대한 숙제도 남아있다. 우리은행은 단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종합 자산관리가 가능한 PB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외부 영입과 자체 교육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계열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없어 타행과 차별화 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우리은행이 1년 만에 WM 후발주자에서 리딩뱅크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이다. 다만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우리은행이 올해 WM 리딩뱅크로 성장하기 위한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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