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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예대율 규제 '돌파구' 찾기 숙제 [은행경영분석]4분기 예대율 '비상등', 100% 미만 유지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05 15:00:58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5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의 예대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기 위한 예대율 규제를 올 하반기부터 시행 예고한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예대율이 규제 기준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예수금 유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이 경우 또 다른 충격파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일 발표한 2017년 실적자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98.8%대 예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97.8%까지 내려섰던 예대율이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현 수준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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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은행 예대율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 예대율 산출 방식에서 가계대출 가중치는 15%까지 늘리고, 반대로 기업대출 가중치는 15%까지 줄이는 규제 방안이 적용된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은행들의 가계대출을 억제시키겠다는 목적에서 만든 방안으로 풀이된다.

복수 증권사들의 추정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예대율 규제가 당장 실현된다고 가정시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위험 수위'까지 올라선다. 금융당국이 규제 기준으로 삼은 예대율 기준은 100% 미만인데 규제 기준을 적용하자 시중은행 상당수가 이를 넘어서거나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 대출과 예수금에 규제 기준을 적용하면 KB국민은행은 100.7%, 우리은행 99.8%, 신한은행은 99.2% 예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KEB하나은행은 이 기간 98.4%였던 예대율 99.5%까지 올랐다. 당시 오름폭(1.1%포인트)을 단순 대입하면 KEB하나은행의 규제 기준 적용 예대율은 지난해 말 99.9%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도 직전 분기 대비 가계대출 비중을 보다 늘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KEB하나은행의 4분기 가계대출은 99조84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9%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대 핵심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이 69조9090억원에서 70조1690억원으로 0.4%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은 변동이 거의 없었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은 89조750억원으로 직전 분기 89조740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예수금 역시 늘렸지만 예대율 상승을 막을 만한 수준은 되지 않았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원화예수금은 194조108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7% 가량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예금과 핵심저금리성예금이 같은 기간 각각 0.4%, 1.8% 줄었지만 MMDA와 시장성수신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전반적인 예수금 하락을 막았다. 외화예수금도 소폭 늘었다.

다만 대출 규모가 예수금을 훨씬 웃도는 수준까지 늘어난 탓에 예대율 증가 추세를 막아내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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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KEB하나은행이 당장 올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규제 속에서 안정적 예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금을 늘리는 것 외에 해법이 많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기존 대출금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을 단기간에 줄이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타 금융사들도 비슷한 사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서는 은행권의 예수금 유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비용(Cost)'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여타 은행보다 고이율을 보장하거나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예수금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성공해 예대율을 규제 기준 미만으로 유지하더라도 수익성 자체에 무리가 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결국 예대율 유지에 매달리다가 자산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히는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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