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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 원가부담·영토확장 실패 '이중고' 펄프값 상승에 영업익 절반 뚝, 해외자회사 기여도 미미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14 08:25:5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3일 16: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관비 부담으로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 유럽 등으로 사업 거점을 넓혔지만 해외 자회사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한편 해외 거점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해 수익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솔제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쇄용지·백판지 생산능력을 갖춘 업계 1위 업체다. 2015년 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투자부문을 한솔홀딩스에 넘기고 순수 사업회사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초 한솔제지는 감열지 등 특수지 사업에 힘 싣기 위해 한솔아트원제지를 흡수했다. 계열사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결과 2016년까지만 해도 1조3000억~1조4000억원에 머물렀던 개별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1조54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인쇄용지 부문의 선전도 외형 확장을 이끌었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 세 종류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인쇄용지 부문의 매출액이 2016년 4770억원에서 지난해 6360억원으로 33%가량 늘었다. 제품 판매량이 2016년 51만4000톤에서 지난해 69만2000톤으로 35% 증가한 덕분이다. 산업용지와 특수지 판매량도 전년대비 각각 4%, 10%씩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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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대에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오히려 나빠졌다. 지난해 한솔제지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630억원으로 2016년 1164억원보다 46% 줄었다. 2014년 이후 최저치다. 특히 고수익 제품인 산업용지의 영업이익이 2016년 481억원에서 지난해 25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 뼈아팠다. 이외에 인쇄용지, 특수지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46%, 44%씩 감소했다.

주요 원재료인 펄프(BHKP) 가격 상승이 수익성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솔제지는 인도네시아 'APRIL', 미국 'International Paper', 브라질 'FIBRIA' 등을 통해 펄프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동남아시아 및 남미 펄프업체 증설 차질, 중국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단가가 2016년 톤당 500달러대에서 지난해 말 톤당 800달러까지 치솟았다. 원가 부담이 늘면서 2016년까지 줄곧 1700억원대였던 한솔제지 판관비는 지난해 1928억원으로 증가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띤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제품의 50%가량을 수출하는 사업구조 특성상 주요 결제통화인 달러의 움직임에 수익성이 상당부분 좌우된다. 2016년 평균 1160.4원이었던 환율이 지난해 1130.5원으로 30원가량 하락했다. 그 결과 수출 비중이 90%에 가까운 감열지 등 특수지의 수익성이 감소했다.

해외 법인들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결실적도 부진했다. 한솔제지는 한솔아메리카, 한솔유럽, 한솔덴마크, 텔롤(Telrol), 알앤에스(R+S) 등의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5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2177억원, 영업이익은 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9%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솔아메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들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솔제지는 최근 3~4년간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특수지 시장을 공략해 왔다. 세계 최대 감열지 수요처로 꼽히는 유럽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2013년 샤데스(Schades)를 사들였다. 이듬해엔 네덜란드 텔롤, 2015년엔 독일 알앤에스)를 차례로 인수해 감열지의 생산·가공·유통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신사업으로 자리잡을 거란 기대와 달리 샤데스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독일산 감열지가 반덤핑 이슈로 미국 수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유럽 내 제품 공급량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인수 직후부터 매년 손실을 기록한 샤데스는 결국 지난해 유럽법인 일부를 정리했다. 텔롤의 순이익도 2016년 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알앤에스 역시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해외법인들의 지분 손실로 한솔제지는 지난해 4분기 188억원의 기타비용을 반영했다.
한솔제지는 경영 효율화 및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법인 축소 등의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계획이다. 더불어 수익 반등을 위해 원가 상승분을 국내 유통가격 및 수출가격에 차례로 반영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한솔제지는 아트지 제품에 대해 국내에선 톤당 7%씩, 북미지역에선 약 40~50달러씩 인상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의 관건은 올해 제품판가에 원가 상승분을 얼마나 전가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2017년 말 브라질의 대표적인 펄프업체인 FIBRIA와 인도네시아 OKI가 각각 200만톤 규모의 증설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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