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26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가치 산정 시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하는 게 최선은 아니에요. 대체할만한 지표가 마땅치 않아 종종 쓰이는 것 뿐이죠. 특히 PER 값이 30배 이상일 땐 사용에 신중해야 합니다."최근 만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 임원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기존 방식과 달라야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PER은 기업 주가가 주당순이익(EPS)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동종업계 기업과 비교가 용이하고 수익성도 잘 반영하고 있어 빈번히 활용된다. 한국거래소 심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상장기업 중 약 90% 정도가 PER로 몸값을 추산했다.
최근엔 PER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발행사의 실질가치를 담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 바이오, 4차 산업혁명 등 현재의 수익보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예다. 벤처캐피탈(VC)의 경우 규모가 작고 수익 변동폭이 커 PER이 적절치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넷마블게임즈가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넷마블게임즈는 PER 대신 주가매출액비율(PS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두 지표를 동시에 활용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0.74대1. IPO 시장에 PSR이 등장한 건 약 6년만의 일이었다. 지난 8일 상장된 카페24는 PSR만으로도 672.71대1의 높은 인기를 이끌어냈다.
2018년엔 더 많은 곳들이 PER 이외의 방법을 택할 전망이다. 더파머스,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등 다수 O2O(Online to Offline) 업체는 카페24 흥행에 힘입어 PSR 준용을 고려 중이다. 남화산업, KMH신라레저 등 골프장 회사는 PBR 비중을 높게 가져가기로 했다. O2O와 골프장 기업 모두 올해 증시에 처음으로 입성하는 업종이다.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비교기업 PER을 활용할 때 무리한 가정을 전제로 삼는 기업들이 많다"라며 "기업가치 산정이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잦은만큼 합리적인 방식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방식에 정답은 없다. PER의 활용비율은 향후에도 압도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런 담론들을 제법 환영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정교하게 책정될수록 발행사와 주관사,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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