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02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은 투자자들에게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상품입니다. 그게 파생상품 개발과 운용에 오히려 한계를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하나금융투자 S&T그룹 임원이 기자에게 건낸 말이다. ELS는 과거 수년간 이어진 박스권 장세에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시중은행이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주가연계신탁(ELT)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ELS를 예·적금의 대안으로 여기는 고객층마저 생겨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 증권사 파생상품 부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ELS 쿠폰 금리와 상환 배리어를 조정하기만 해도 어느정도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증권사 역량에 따라 헤지 운용을 통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ELS 시장은 최근 부진을 겪었다. 지난 2015년 홍콩H지수(HSCEI)가 급락해 ELS 투자자와 증권사가 큰 손실 가능성에 노출됐다. 지난해 국내외 지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지수형 ELS 쿠폰 금리는 역대 최저인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HSCEI가 회복돼 조기상환과 발행이 급증했지만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ELS 발행 잔액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조기상환 후 재투자에 나서지 않은 고객이 다수 있었던 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초자산의 다양성 부재에서 부진의 원인을 찾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멀티에셋운용팀이다. 멀티에셋운용팀은 주식, 채권, 지수, 원자재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다룬다 특정 자산군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흐름 상 구조화에 가장 적합한 기초자산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이 팀에 주어진 과제다.
하나금융투자는 앞서 CMS(Constant Maturity Swap)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선보였다. CMS금리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이자율 스왑금리로 국채 금리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해 금리가 급락하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취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가 발행한 CMS금리 기초 DLS는 2조원이 넘는다.
기관투자가가 아닌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룬 성과라는 점도 돋보인다. S&T그룹 인력이 시중은행 사내 방송에 출연하고 프라이빗뱅커(PB) 대상 상품 교육을 지속한 끝에 CMS금리 DLS를 흥행시킬 수 있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멀티에셋운용팀이 발굴한 상품을 세일즈 부서가 PB 채널에 신속히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ELS 쿠폰 금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잇따라 새로운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며 파생상품 시장 판도를 바꿔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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