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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엑소더스, 3년전 '예고된' 혼선 ①'핑퐁게임' 1년간 지속…일괄인하→차등적용 인하안 3차례 변동

노아름 기자공개 2018-03-08 06:25:00

[편집자주]

국내외 여행객의 관문으로 통하는 인천국제공항은 그동안 면세업계의 노다지 사업장으로 꼽혀왔다. 대다수 사업자가 출국장면세점 경쟁입찰에 뛰어들며 성장성에 베팅했다. 하지만 공사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수차례 임대계약 변경을 거치는 동안 면세업계의 수익성 및 유동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업권 반납 등 도미노 폐점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성장해온 면세산업의 명암과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7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업계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비율 타당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1년 간 이어진 임대료 갈등은 사업권 반납 등 '도미노 폐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면세업계는 현재의 임대료 인하 혼란은 3년 전 입찰 당시 예고됐다고 진단한다. 제2여객터미널(T2) 확장 로드맵이 이미 알려졌던 만큼 제1여객터미널(T1) 임대료 협상 자체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항공사 이전 폭이 예상보다 컸고 구매력 객단가 차이가 미반영된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사건 발단된 RFP…3년 전 예고된 혼선

인천공항은 T2을 통해 메가 포트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면세업계는 입점사 임대료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더해 지난달 롯데면세점의 T1 일부구역 철수 선언이 트리거(방아쇠)가 되며 신세계면세점, 호텔신라 등 대기업사업자 또한 T1 철수를 검토하고 나섰다.

면세사업자는 2015년 2월 3기 사업자 선정 당시 인천공항공사 측의 RFP(제안요청서·Request for proposal)에 주목한다. RFP에 임대료 정산방식 여러 가지가 명시돼 협의 가능성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적기 등이 T2로 이동한 뒤에는 인천공항공사가 수 차례 인하안을 바꾸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4년 12월 인천공항공사 상업마케팅처가 공고한 면세사업권 RFP에는 'Ⅳ. 계약관련 유의사항'에 '제2여객터미널 여객 이전 이후 임대료 조정방식(예시)' 안이 제시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월최소보장액에 여객수 비중 감소율을 곱하는 납부방식 1가지를 포함해 최소보장액과 여객처리 비중을 곱하는 방식, 품목별 매출과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 등 정산방식 3가지를 명시했다.

RFP에는 '구매력 차이에 따른 매출 증감이 발생하면 공항공사는 사업자와 협의해 임대료 납부 방식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또한 임대료 조정방식 예시안 하단에는 '본 임대료 조정 기준은 예시이며, 세부 사항에 대하여는 공항공사가 추후 확정한다'고 명시해 예시안에 강제성이 없음을 명확히했다.

이와 관련해 면세사업자와 인천공항공사의 입장이 갈린다. 면세사업자는 예시안에 불과할 뿐이며 영업개시 이후 협상 가능성이 높다고 받아들였다. 인천공항공사는 RFP 등을 근거로 합의 없이도 직권조정을 통해 인하비율 확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최근 사업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는 여객 이전시 항공수요 변화가 불가피해 수차례의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당 구매력 차이에 대한 질적편차(구매객단가) 적용을 원하는 면세업계와 고객수 증감만을 고려한 양적편차 적용을 통보한 인천공항공사 간 입장 차가 상당하다"며 "이해관계자 간 설왕설래가 지속돼 협상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면세점 1편_시각물 첫번째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

◇공사 vs. 면세사업자 '핑퐁게임'…협상 어떻게 진행돼왔나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업계의 임대료 인하 갈등은 지난해 4월 시작된 뒤 현재까지도 종착역에 다다르지 못했다. 약 1년 간 줄다리기 싸움을 벌이는 동안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30% 일괄 인하안(2017년 11월)→차등 감면안(2017년 12월)→27.9% 일괄 인하안(2018년 2월) 등으로 제시안을 수정해왔다.

잡음은 컸다. 대기업과 중소·중견 등 사업규모를 막론하고 T1 입점 7개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정면으로 겨눴다. 포문을 연 사업자는 삼익면세점이다. 지난해 4월 면세점협회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 계약이행을 요구한다는 목소리를 냈으나 구체적인 반응이 없자 삼익면세점은 같은해 8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와 면세업계 대표 간담회가 지난해 9월 인천공항에서 열렸으며, 인천공항공사는 같은달 면세사업자와 임대료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면세점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인천공항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사업자와 시설권자가 정면으로 맞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매해 납부하는 임대료 액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2016년 인천공항공사 매출 중 약 39%에 해당하는 8668억원이 면세사업자 임대료에서 나왔다. 면세사업자들은 출국장 면세점의 임대료 부담을 감내하며 인천공항 영업을 이어왔으나 최근들어 사업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T2 개항 이후 자사 T1의 월매출이 전월대비 25% 감소했다"며 "입점사의 직원이 T2로 이동하며 직접고용 비율 또한 증가해 비용 측면에서는 40% 이상 악화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면세점 1편_시각물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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