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ING생명 M&A]치솟은 주가에 발 빼는 금융지주사신한·KB, '주당 5만원 시가 못 맞춘다' 공통의견

윤지혜 기자/ 김선규 기자공개 2018-03-16 13:17:18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5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래가격 3조원에 육박하는 ING생명 인수전에서 금융지주사들이 하나 둘씩 발을 빼고 있다. 탄탄한 금융사 매물이 나올때마다 금융지주간 과열경쟁이 나타나던 여타 사례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금융지주 인수후보들은 ING생명이 매력있는 매물임에는 공감했지만 결국 국내 금융사가 3조원 안팎을 지불하고 인수하기엔 부담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15일 금융권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ING생명 인수 보류 의견을 내비친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 또한 인수전에서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KB금융 측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수가격으로는 검토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 주가가 높아질수록 매각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라며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자본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 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BIS비율 하락 우려,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 등을 고려한다면 선뜻 딜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는 금융사 M&A매물이 나올 때마다 단골 인수후보로 언급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은행을 제외한 증권사, 보험사들이 수십개에 달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지 오래고, 갈수록 강화되는 자본규제 등으로 이미 상위권을 차지한 몇군데를 제외하고 생존 방법을 모색해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리딩뱅크로서 종합금융그룹을 추구하는 금융지주 3사간 경쟁은 더 치열할 수 밖에 없다.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해 단숨에 손해보험 업계 4위로 올라서면서 작년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지주를 탈환하게 된 사례나,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매각 당시 인수 경쟁이 치열해져 거래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던 일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ING생명 M&A에서도 이들 금융지주간 열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할 시 보험업계 빅3로 분류되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구도 전략도 3조원이라는 메머드급 매물 앞에선 효과를 내기 어려웠던걸로 보인다.

우선 현재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3조짜리 딜에 뛰어들 만큼 자본여력 있는 곳이 없다. 신한금융과 KB금융 모두 이중레버리지비율(실질종속기업 지분가액/별도기준 자기자본)이 125%로 차입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3조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하려면 결국 외부자본 조달까지 고려해야 한다.

물론 3조원에 육박하는 연간 순익과 자회사 배당확대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양사 모두 자본비율과 ROE가 높은 카드 자회사를 통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자본비율이 규제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배당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ING생명 인수자금 마련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며 "다만 자본규제 강화와 관계사의 자금 수요 등을 고려한다면 ING생명에 가용 가능한 자본을 모두 투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모두 가용할 수 있는 내부자금이 1조원 중후반대로 추산되고 있다. 결국 외부로부터 자본 유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떠안아야 할 리스크와 주주 설득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리딩뱅크 자리 경쟁을 위한 ING생명 인수 동기는 크지만 인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감내해야할 가격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ING생명은 지난 2017년 3만2800원 공모가에 상장됐다. 이후 우수한 재무건정성과 주주가치 제고 가능성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율을 기존 33.7%에서 37.1%로 확대했고, 고배당 매력 등으로 투자자가 모리면서 1년간 주가가 5만원대로 크게 올랐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보유중인 ING생명 지분 59.15%의 시가는 2조4800억원에 수준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으면 인수 희망가가 최대 3조까지 올라간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완전히 중단선언한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도 주당 5만원에 들어가긴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걸로 알고 있다"며 "(KB금융 측은) 애초 공모가 수준 거래가격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