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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계열사 늘리기 '미스터리' [상조업계 지각변동 -보람상조]8년만에 애니콜·카네기 법인 추가…사업필요성 vs 꼬리자르기 대비

안영훈 기자공개 2018-04-02 07:54:30

[편집자주]

장의산업과 할부금융이 결합된 상조산업이 정식 산업으로 인정받은 지 10여년이 지났다.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한 국내 상조산업은 성장 만큼 그늘도 많았다. 소자본 상조회사들의 난립으로 생긴 가입자 피해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 2019년 상조회사 자본금 규제 강화로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황에서 국내 상조산업의 성장과 한계, 현 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람그룹의 상조회사 늘리기가 다시 시작됐다. 기존 9개 상조회사들의 개별 경영으로 인한 중복투자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상조회사 추가 설립에 나선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열사 통합, 검토단계서 포기…가중된 자본금 확충 부담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은 지난 1992년 보람상조개발을 설립하면서 상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0년 전까지 최 회장은 보람상조라이프, 보람상조리더스, 보람상조플러스(옛 한국상조), 보람상조프라임 등을 추가로 설립했다.

지난 2009년에는 보람상조피플, 보람상조유니온, 보람상조임팩트 등 3개 상조사를 동시에 설립했고, 그 결과 지난 2016년 말까지 보람그룹 소속 상조회사는 9개에 달했다.

지난해 보람그룹은 애니콜상조를 인수해 '보람상조애니콜'로 이름을 변경했고, 연말에는 '보람카네기'라는 상조회사까지 신설했다. 2009년 이후 멈춰진 보람그룹의 상조회사 늘리기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당초 보람그룹이 타사와 달리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 것은 지역마다 다른 장례문화 때문이었다. 지역 영업 중심에서 벗어나 최초로 전국으로 영역확장에 나섰던 보람그룹은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상조회사들을 설립했고, 이는 외형성장의 신의 한수가 됐다.

하지만 지역별 장례문화 차이가 사라지면서 전국 영업망 확장의 후유증도 나타났다. 개별 법인으로 각각 운영되다 보니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보람상조개발을 중심으로 광고선전비를 집행하고 이후 계열사 정산 구조 등 경영효율성 제고에 나섰지만 이로 인한 내부거래의 증가 등은 세간의 오해를 불러오곤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내년 1월 데드라인인 법정 자본금 증액(15억원)이다. 통합 법인으로 영업했다면 기존 자본금 3억원에 12억원을 추가하면 되지만 개별 영업으로 인해 11개사 모두의 자본금을 각각 11억~12억원씩 증액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개별 영업으로 전국 영업망을 갖추며 규모를 키웠지만 그 대가로 한번에 100억원 이상의 자본금 증액부담에 노출된 것이다.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 보람그룹도 내부적으로 개별 상조회사들의 통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 통합은 검토 단계에서 무산됐다.

선불식 할부계약인 상조계약 특성상 통합 법인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계약자 한명 한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전체 계약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계약자 동의를 받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라인업 '보람카네기' 신설…사라지지 않는 꼬리끊기 의혹

계열사 통합까지 검토했던 보람그룹이 지난해 다시 계열사를 늘린 이유는 무엇일까. 보람그룹은 상품 라인업 다각화 차원이라고 설명이다.

현재 보람그룹 상조사의 주축은 맏형인 보람상조개발이 맡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11개 상조사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보람상조개발이 보람그룹의 총괄 기획 및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

보람상조프라임은 영업 채널 다각화 차원에서 홈쇼핑과 인터넷 영업에 특화돼 있다. 개별사별로 조금씩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인데, 지난해 말 설립된 보람카네기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설됐다고 보람그룹은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최철홍 회장을 중심으로 서로 비슷한 형태로 분할된 보람그룹 소속 상조사들의 지배구조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람그룹 소속 상조회사들은 한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동일주주로 엮여있는 관계사로, 개별사의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꼬리끊기에 나서기 용이한 지배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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