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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미국발 통상 압력 영향 제한적" [2018 더벨 경영전략 포럼]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중 무역충돌 '무역전쟁' 확산 안될 것"

고설봉 기자/ 박기수 기자공개 2018-03-30 09:31: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발 통상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충돌'이 '무역 전쟁'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미국이 몇 년 전부터 자주 하는 말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미국이 찾아낸 여러 가지 수단들 중 하나가 슈퍼 301조를 포함한 무역제재"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원인을 통상과 세제 등에서 찾고 있다"며 "제조업 기술 경쟁력은 미국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다른 나라와의 통상 문제를 바로 잡으면 미국 기업이 승리할 수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전쟁 가능성을 작게 보지만 혹시 시작된다고 해도 상대국들의 맞대응에 규모에 따라서 단계가 나뉜다"며 "전면적 무역 전쟁이라기보다는 미-중 간 무역 충돌로 봉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8 더벨 경영전략 포럼 김형주 연구위원
<28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the bell 경영전략 포럼'에서 김형주 LG 경제연구위원이 미국 발 통상 압력 강화와 한국경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미-중 간의 갈등이라고 하지만 두 나라와 긴밀한 한국 및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중간의 교역에 관련돼 있는 업종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이나 일본에도 중국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청할 수 있고, NAFTA 문제도 남아있다"며 "G3 교역 비중이 커져가기 때문에 한국의 교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직접적인 대미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연구위원은 "2005년 이후 10년 동안 대미수출 주력품목의 경우 중국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한국은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굉장히 때리기 쉬운 구조"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미-중 갈등'이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 전면전을 선언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스스로 미국과 싸우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에서 이야기하는 게 '미국은 중국을 이길 수 있는 101가지 방법을 갖고 있다'며 강경책을 쓰려면 뒤로 미루라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한미FTA 재협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잘된 것도, 못된 것도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서로 얻은 게 아닌가 싶다"며 "더 이상 빼앗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좋은 거고, 미국은 픽업트럭을 20년 더 보호하게 됐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전문>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세계 시장은 평온했다. 그러나 요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년 전 우려했던 사항들을 재현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는 좋은 조짐이 아니다. 사람들의 질문들은 비슷하다. △미국발 통상 압력 강화 배경 △미국발 주요 정책 변화 △무역 전쟁 가능성 및 주요 변수 △향후 전망과 한국경제 등이다.

미국발 통상 압력이 강화된 배경은 소득 격차 확대와 러스트 벨트의 반발이 있다. 1990년대 이후 자유무역과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후발국 주자들이 급격한 성장을 거쳤다. 반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 블루칼라들은 후진국 노동자들에 밀리는 상황이 됐다. 밀린 중동부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호소가 먹혀들어 가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말이 나온다.

11월에 시행되는 중간 선거가 중요해 보인다. 중간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정권 초기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여기서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패배하면 재선의 꿈은 사라질 수 있다. 이에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보인다. 미국 유권자들이 자국 대통령 지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바로 경제다. 경제를 잘하는 대통령이 다시 뽑힐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통계 조사에 따르면 경제에서 잘 하고 있다고 나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에게 표를 많이 던져줬던 정책수단을 계속 고민하는 중이다.

환율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미국 달러와 위안화의 환율을 비교해봐도, 집권 이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세제 개혁도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그러한 움직임이 사라졌다.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통상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에 따라 통상에 관련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작년 8월 최초로 발언한 지재권에 관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무역 전쟁'의 가능성은 작다. 지금까지 미국의 무역 제재에 상대국들도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미국이 더 강하게 나간다면, WTO의 갈등이 심화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미국이 WTO에서 탈퇴하는 등의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들이 연쇄적으로 조치를 취하면서 과거 대공황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가 실패의 교훈을 알고 이 시기에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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