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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회장 사의, DGB-하이투자 인수 '청신호'? 검찰·금융당국 압박에 '백기', M&A 승인 심사 영향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30 08:50:17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9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인규 회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DGB금융지주의 숙원 사업도 완성 단계에 돌입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박 회장 비자금 혐의를 이유로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던 상황인 만큼, 박 회장이 물러나면 이를 거절할 사유가 해소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DGB금융지주가 넘어야 할 산이 아직까지 많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회장은 29일 DGB금융지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대구은행장 자리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일주일도 안돼 회장 자리 역시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내달 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 회장 겸 행장 사임과 관련된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사의를 받아들이고 차기 회장 및 행장 선출 절차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이 물러나게 된 건 그와 관련된 검찰 수사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박 회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3년 동안 상품권을 대량 구매해 수수료를 공제받아 현금화하는 소위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금감원 고발로 시작된 채용비리 검찰 수사까지 맞물려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점차 올라갔던 것도 박 회장 사의 표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에 대한 다방면 검사를 '릴레이'로 진행해왔다. 경영실태에서부터 채용비리, 지배구조, 내부통제 검사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여전히 진행 중인 내부통제 검사의 경우 그 기간을 지속해 늘려 나가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은행권의 관심은 박 회장의 사임이 DGB금융지주가 오랫동안 꿈꿨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로 쏠린다. 금융당국이 박 회장 사건을 이유로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심사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박 회장이 혐의를 벗기 전까지는 인수·합병(M&A)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체를 할 수가 없다고 봤다. 박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이 같은 사유가 단번에 해소되는 셈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물러나더라도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심사 절차가 곧바로 재개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본적으로 비자금 의혹의 경우 박 회장 개인이 벌인 일인지, 아니면 조직적인 차원에서 자행된 일인지 소명이 필요하다. 채용비리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의 적격성에 부합한지 아닌지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금감원이 진행 중인 대구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검사가 고강도로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주간 일정으로 검사에 착수했던 대구은행 내부통제 검사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금융사고 발생 유무, 직원 비위와 정보유출 등 일상적인 부분뿐 아니라 채용비리와 인사시스템, 비자금 문제 등까지 광범위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의 관련 검사에서 제재 사유가 발생하고, 또 박 회장이 받고 있는 검찰 수사가 조직 전반으로까지 확산된다면 금융당국에서도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절차를 서둘러 진행해주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박 회장이 물러난다고 해서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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