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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재상륙]특별배당 노리나…과거 행적 보니현대차에 주주환원 정책 극대화 요구할 듯…삼성전자에도 40조원 특별배당 요구하기도

임정수 기자공개 2018-04-05 08:31:52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4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1조원 규모의 현대차그룹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엘리엇이 가진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합병 반대 의사를 피력하며 삼성그룹을 뒤흔들어 놓은 바 있어 현대차 내부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엘리엇은 과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한 뒤 주가 부양책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엔 370억달러, 한화 약 40조원의 특별 배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도 이같은 요구를 하며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엘리엇은 4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화 10억달러 (한화 약 1조 500억원) 이상의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보퉁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지만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인들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계열사별로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그리고 주주환원 방안에 대해 세부적인 로드맵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엘리엇의 이번 움직임은 과거 삼성물산 합병 때와 비교된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한 뒤 합병비율을 문제삼아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엘리엇은 과거 삼성 사례와는 다르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환영 의사를 표한데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 등에 대해 반대 의사 등을 피력하지 않았다. 또 의결권 다툼을 하기에 엘리엇의 지분율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25조 7500억원, 기아차는 13조 2000억원, 현대차는 34조 6000억원 수준이다. 3개 회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74조원에 달한다. 이 중 1조원은 1.35%에 불과하다. 이번 엘리엇이 모비스 지분을 집중적으로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지분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을 앞둔 당시 엘리엇은 7.12%의 지분을 확보해 표대결에 나섰다. 당시 주총에선 국민연금의 찬성에 힘입어 엘리엇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엘리엇은 1차적으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배당이나 주주환원 정책을 늘려 보유 주식의 가치를 극대화 할 계획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삼성물산 합병 때와 같은 전략으로 평가된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에 대해 "삼성물산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해 주주 이익이 훼손됐다"며 주주총회 소집통지·결의 금지,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합병에 끈질기게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엘리엇은 2016년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뒤 특별배당 등을 요구한 바 있다. 2016년 10월 엘리엇은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지주회사 전환과 미국 나스닥 상장, 특별 배당, 이사 추가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가 정기 배당과 별개로 현재 70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 중에서 370억달러를 특별 배당해야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의 과거 행적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에도 유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에 특별 배당을 요구하거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요청에 만족할만한 답을 내 놓지 않을 경우 돌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해외 증권사들과 스왑(Swap) 계약을 맺은 뒤 해당 증권사에 공격 대상 주식을 사도록 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면서 "현재 보유 지분율이 낮다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평가했다.

엘리엇이 향후 모비스 분할·합병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해 임시 주주총회를 위한 표를 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모비스 분할·합병비율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글로비스에 유리하게 산출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최종 목표는 결국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을 비싸게 팔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현대차와 지배구조 개편 자문단은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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