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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부활

김동희 벤처중기부 차장공개 2018-04-06 07:56:59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5일 08: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에 창업·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허브를 만들겠다는 기획 의도는 훌륭했다. 정부와 대기업, 지방자체단체가 서로 협업해 일자리창출과 과학기술발전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그림도 나쁘지 않았다.

성과도 있었다. 전국 17개 지역에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를 구축, 약 3년동안 2675개에 달하는 창업기업을 지원했다. 신규 채용인원은 5183명이며 투자유치 규모는 6540억원이다.

아이디어없이 혁신센터에 찾아가도 창업과 관련한 거의 모든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였다.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사업이었던 만큼 그야말로 단기간에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유사한 기능을 하던 창업보육센터나 테크노파크 등과 업무 중복이 불가피했다.

투입대비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정부 예산(1600억원)과 16개 대기업 지원금(700억원) 총 2300억원이 혁신센터에 들어갔지만 지원받은 기업들의 성장은 크지 않았다. 혁신센터 예산의 30% 밖에 지원받지 못했던 창업보육센터 관리기업 매출의 15% 수준에 그칠 정도였다.

새롭게 만들어진 혁신센터가 안정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던 창업보육센터보다 보여주기식 일회성 지원이 많았던 영향이다.

정권이 바뀌자 혁신센터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방 소재 창업·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허브역할은 필요했지만 전 정권의 색채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해 대기업의 지원을 강요하는 모양새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지난 1년간 혁신센터는 사실상 방치됐다. 지원을 받았던 창업기업조차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해 센터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센터에 입주한 사무실의 불이 하나둘 꺼져갔다.

정부의 예산은 물론 대기업의 지원까지 줄면서 센터 자체의 살림도 어려워졌다. 이미 재원을 확보했던 일부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창업·벤처기업에 도움을 줬을 뿐이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센터는 서울(CJ), 대전(SK), 대구·경북(삼성) 등으로 손에 꼽힌다. 이마저도 각각의 특색이 거의 사라져 유사한 지원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혁신센터의 운용방안을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각 지역의 사람, 정보, 아이디어가 모이는 혁신 문화 허브 공간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혁신센터가 창업·벤처 및 중소기업의 정보교류, 기술교류, 마케팅 교류 등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직접 혁신센터장들과 만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혁신센터는 전 정권이 추진한 사업중 문재인 정부가 이어받은 거의 유일한 사업이다. 껍데기만 남고 알맹이는 모두 바꾸더라도 벤처육성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다소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혁신센터가 전국각지의 창업·벤처붐을 일으킬 수 있는 혁신거점으로 자리잡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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